사람은 언제 어느 때 교통사고 또는 질병 그리고 산업재해를 통해서 장애인이 될 수 있다. 그 범위에는 바로 당신도 포함돼 있으며 장애를 갖게 될 가능성에 대해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게 우리 현실이고 삶이다.

무엇보다 절제된 생활의 태도를 유지하지 못한 채 세상 속의 쾌락에 빠져 있거나 술과 담배를 통해 과도한 즐거움을 얻으려고 할 때 뜻하지 않는 장애의 그림자는 너무도 쉽게 우리를 찾아 온다. 음주운전이 그렇고 건강을 돌보지 않는 술·담배도 원인이 될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편견은 여전하기만 하다.

우리 생활 주변에는 집 밖은 커녕 집 안에 갇혀 일생을 살아가는 장애인이 너무 많다. 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가족도 장애인 가족이 집 밖에서 받을 편견의 시선을 의식해 외출을 꺼리는 게 우리의 현실이고 실정이다. 어느 장애인 가족은 "장애를 가진 가족이 집밖에 나가면 내가 창피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이같은 사회적 편견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 바깥 출입을 하는 장애인을 쳐다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 또한 편견의 벽에 갇혀 바뀌지 않고 있으며 놀라우리 만치 과거의 시각에 고정돼 있다는 것이다. 거리를 지나는 장애인을 쳐다보는 비장애인들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고 몹쓸 병에 전염이라도 될 것처럼 호들갑스럽다. 하지만 장애인을 보며 그 아름답고 잘생긴 얼굴들을 찡그리는 비장애인들도 언제 어느 때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시각장애인 생활시설을 운영하며 매번 느끼는 거지만 어떻게 하면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서로 눈치 보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인정해주고 바라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광명원에 오는 자원봉사 학생들은 너무나 즐겁게 장애인 식구들과 농담도 하고 장난치고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줄 아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학생들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자원봉사를 하는 시설의 장애인들이 왜 자녀 교육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하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또 어떤 마을에서는 장애인들이 마을의 분위기를 흐린다고 하는데 장애인으로 인해 마을의 분위기가 정말 흐려지고 있는 지 많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외출하는 장애인을 차별의 눈초리로 쳐다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압력은 아직도 장애인을 집에 꼭꼭 숨어 살라고 하는 무언의 압력과 다를 바 없는데 장애인들은 정말 숨어 살아야 할까.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은 거창한 게 아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 마주친 장애인을 평범한 이웃중 한명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는 극히 일상적인 시각이 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사는 최상의 조건인 것이다.

한경섭광명원 원장(경상일보-사회복지포럼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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