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일 정상회담은 아직도 냉전지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 상황에 결정적 변화를 줄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17일 평양을 방문, 김정일 위원장과 역사적인 북~일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이제 한반도문제를 종전처럼 북한 포위와 고립이라는 강압적 방법이 아니라 포용과 대화라는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야한다는 새로운 국제적 흐름에 동참 한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달 말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발표는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일부에서는 북~일 관계 정상화가 양국 모두의 이익에 합치되는 만큼 양국이 과거 식민통치에 대한 배상을 경협이라는 형태로 해결하는 등, 극적인 타협에 도달하고 빠르면 금년 중 수교가 가능할 지 모른다는 성급한 예상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행보가 정치적 인기상승을 노린 것이어서 그 동기가 허약할뿐 아니라 또 일본인 납치문제와 같은 강력한 암초가 도사리고있는 만큼 회담의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다 회담의 성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추가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회담과 관련된 미국의 주문이다. 12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부시대통령은 북~일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우려를 표시해야 한다고 못 박은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북한과 일본이 양국간 쌍무문제를 중점 토의할 계획이었다면 미국의 이러한 주문은 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도 있어 관심의 초점이 된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기간 중 미사일 발사실험 유예 연장을 다짐할 것이라든지, 또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북~미 대화의 중재역을 부탁할 것이라든지 하는 여러 가지 보도가 나오고 있어 북한이 부시 행정부 출범 후 새로운 환경을 정확히 인식하고 현실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가능하게 만든다. 고이즈미 총리의 이번 역사적인 방북에서 북~일 양국간 관계정상화의 기틀이 마련 되기를 바라는 것은 물론이고 아울러 북~미간의 대화 재개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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