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 내에 있는 아트선재미술관에서 현대미술의 한 축을 읽게 하는 두개의 전시회가 지난 13, 14일 나란히 시작됐다.

 본관인 아트선재미술관에서는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프랑스의 작가 12명의 현대미술전이 지난 14일부터 오는 12월8일까지 계속되고 제2전시관에서는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우리나라 작가 김범씨의 전시회가 지난 13일부터 오는 11월3일까지 열리고 있다.

 ○""비범한(Less Ordinary) 시각"을 주제로 하는 프랑스 현대 미술전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프랑스 작가 12명의 작품전이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프랑스 외무부 산하기관 AFAA가 주최하는 한불문화축제 기간 중에 시각예술분야의 전시로 지원받아 지난 4월27일부터 6월23일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던 전시회를 옮겨온 것.

 출품 작가들은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으나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로 알랭 뷔블렉스, 도미니크 곤잘레스-포스터, 발레리 그랑쉐, 마린느 위고니에, 피에르 조셉, 구정아, 마티유 로레트, 나타샤 르쉬에르, 마티유 메르시에, 멜릭 오아냥, 알렉산드로 폴라종, 부뤼노 세라롱그씨.

 이번 전시회의 큐레이터 김성원씨는 "국가라는 지정학적 영역이 미학적 예술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프랑스의 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시차없이 국내에 소개한다는 의미를 의미를 갖는다"며 "오늘날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미학적 가치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는 작가들을 초대했다"고 밝혔다.

 전시 방법도 특별한 주제나 구체적 컨셉 없이 독특한 개별성과 작품의 특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작가의 특이성 감수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개별적인 프로젝트들로 구성했다.

 ○"제2전시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는 김범씨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병용한 드로잉과 회화, 모호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오브제, 비디오를 재편집한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 각기 다른 주제의 신작들이 선보인다.

 김범씨는 생명체나 물질의 변화를 유도하며 현실과 비현실을 격리시키는 동시에 현실과 비현실의 격리된 틈 사이를 겹겹의 해학과 재치로 메워 넣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캔버스에 개의 먹이로 개의 형상을 만든 "개먹이 개"(Dogfood dog), 망치의 나무 손잡이 부분이 불룩한 "임신한 망치" 등을 보여주었던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라디오 모양의 다리미, 다리미 모양의 주전자, 주전자 모양의 라디오" 등 표면적으로는 관객들에게 일상에 대한 기존 관념을 벗어 던지고 현실을 새롭게 가정하도록 유도하는 유머를 지니고 있다.

 김범씨는 서울대 및 동대학원과 뉴욕 School of Visual Arts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뉴욕의 트랜스 허드슨 화랑을 비롯하여 미국과 서울에서 9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타이페이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하였다. 1995년 석남미술상을 수상했으며 지난 해에는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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