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미국의 에너지 중개업체 엔론의 전현직 직원 400여명이 28일 회사 경영진과 회계 감리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종업원들은 텍사스주 휴스턴 연방지법에 제출한 소장에서 회사의 불안정한 재정상태에 관해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엔론 주식에 투자하도록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고 종업원측 변호인단이 전했다.

 최근 사임한 케네스 레이 전 회장과 제프리 스킬링 회장, 앤드루 패스토 전 재무 책임자 등 회사 경영진과 함께 엔론의 종업원 퇴직연금 수탁기관인 노던 트러스트와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이 피고로 지목됐다.

 미국 제7위의 기업이었던 엔론이 지난해 12월2일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하며 도산하는 바람에 2000년 8월만 해도 주당 90달러를 웃돌던 주가가 최근에는 휴지 값이나 다름 없는 45센트로 폭락했고 기업연금(401K)을 통해 엔론 주식에 투자했던 종업원들은 평생 모은 재산을 날려야 했다.

 레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종업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본인의 최대 과제는엔론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하고 "이는 상당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함으로써 종업원들의 오판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변호인단은 경영진이 파산에 앞서 보유 주식을 대거 팔아 치우고도 401K의 주식처분은 막은 "도덕적 해이"와 관련, "엔론의 경영진은 충직한 종업원들이 힘들여 모은 퇴직금을 이용한 정교한 야바위 노름으로 자기들 잇속만 챙겼다"고 비난했다.

 한편 민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는 엔론 해직 근로자들에 대한 재정지원을 연방정부에 청원하기 위해 이날 휴스턴에서 버스 3대를 대절해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워싱턴=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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