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은 물을 이용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직할하천과 지방하천 등 두 구간으로 나눠지지만 하천환경·생태개념 측면에서는 여러기관이 중복돼 종합적인 관리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물 이용·관리 개념으로는 구삼호교를 중심으로 하천의 허리를 잘라 건설교통부가 직할하천으로 관리하는 유역과 울산시가 지방하천으로 관리하는 유역으로 크게 나뉘어 있다.

 구삼호교에서 방사보 구간 11.6㎞는 건교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구삼호교~울주군 상북면 덕현리간 31.5㎞는 지방하천 구간으로 울산시가 하천기본계획을 수립해 관리하고 있다.

 수질보전 등 하천환경의 관리측면에서는 더욱 세분화돼 매우 복잡하다.

 본류는 환경부가 직접 하천수질을 챙기고 있고 나머지 각 지천은 물이용 주체에 따라 한국수자원공사, 울산시, 농업기반공사 등이 수질상태를 조사하고 있다.

 국가하천 구간과 지방하천 구간도 각 지방자치단체 관할구역에 따라 더욱 세분화돼 있어 물의 이용과 관리 차원에서나 하천환경 관리차원에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는 어려운 상태다.

 치수개념의 하천관리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울산시는 물을 이용하고 관리하는 하천정비기본계획조차 각기 달리 수립해 일관적인 하천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울산시는 환경분야 전문가를 포함한 하천관리위원회를 통해 하천정비기본계획을 세우고 있기는 하지만 환경 보다는 치수 차원의 하천관리에 더욱 중심을 두고 있다.

 따라서 국가하천정비기본계획이나 울산시의 지방하천기본계획은 계획홍수량 조절 등 하천 인근의 개발행위 등에 촛점이 맞춰져 하천생태나 환경 관리에는 무관심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처럼 각 기관마다 따로 노는 하천관리 시스템은 하천환경과 치수개념의 개발행위가 상충될 때 어느 부문을 더욱 중시하고, 어떤 방향으로 조정해 나갈지 등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아예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유일한 하천관리위원회도 환경측면보다는 치수개념에 치중해 있으며, 더 큰 문제는 실질적으로 하천을 관리하는 지방정부가 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데 있다"고 밝혔다.

 이는 환경영향평가, 사전환경성검토 대상 등에서 제외된 소규모 개발행위가 하천환경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고, 향후 어떤 구조적 문제를 파생시킬지 등에 대한 조정기관의 상설화를 요구하고 있다.

 인근 부산시의 경우 금정구, 연제구, 동래구 등 3개 기초자치단체를 가로지르는 온천천을 되살리기 위해 하천살리기 상임위원회 구성이 활발히 논의되는 등 하천 환경관리에 노출된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더우기 물 이용·관리측면의 개발행위와 하천환경을 보존하는 환경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기관이 완전히 분리돼 있는 현행 하천관리 시스템은 하천생태는 고사하고 하천의 수질개선조차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 태화강 본류중 지방하천 구간인 울주군 유역은 치수개념의 계획을 울산시가 세우고 있으나 수질 조사는 낙동강환경관리청이 맡고 있다.

 또 태화강에 흘러드는 각 지천은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환경관리청, 울산시 등으로 사분오열돼 체계적인 하천환경 관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치수개념의 하천변 개발행위와 하천 수질개선을 위한 환경관리 사업을 긴 안목으로 분석하고 조정하는 권한을 지방정부에 일임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인근 부산시의 예만 보더라도 각 기초자치단체의 하천살리기 노력을 총괄할 수 있는 조직이 구성되고 있다"며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거시적인 하천환경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남기자 jnp@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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