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연결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합의됐다. 동해선은 지난 4월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직접 제의했던 것이다. 남북의 최고 책임자 사이에서 합의본 사업이 지지부진해 진 이유는 군사분야의 협의가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뒤늦게나마 남북 군사실무회담이 열리고 비무장지대 공사를 뒷받침할 군사보장조치 합의문이 타결돼 다행이다. 양측 국방장관이 서명한 합의서를 교환 발효시키고 오늘 착공식을 시작으로 19일부터 지뢰제거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 양측은 비무장지대 자기측 경계선으로부터 군사분계선 방향으로 나가면서 남북관리구역 자기측 지역의 지뢰와 폭발물을 제거하고 작업과 관련해 수시로 제기되는 문제들은 전화 통지문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비무장지대 개방에는 유엔군사령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미군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미군의 협조는 곧 미국 정부의 협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평소 말해온 대로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원한다면 비무장지대를 가로지르는 교류협력사업을 적극 도와야 마땅하다. 미군과 미국 정부 사이에 행정적 절차를 밟느라 촉박한 일정이 더 다급해진 사례라든가 북~일정상회담에 자국의 관심사를 우선시하는 태도 등에서 미국의 진심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기 어렵다.
□철도 도로 연결, 비무장지대 개방을 계기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이 미국 등 주변국들이 할 일이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지역이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는 일대 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안팎의 적극적 호응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