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갇혀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청사에 대한 이스라엘 군의 봉쇄 작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날 표결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기권했으며, 미국과 팔레스타인측이 각각 제안한 결의안 원안 중 협상을 거쳐 확정된 최종 결의안은 반대없이 찬성 14표로 통과됐다.

 안보리는 결의안에서 이스라엘 군이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의 아라파트 수반 청사를 재점령한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 1435호로 채택된 이 안은 팔레스타인측 민간·보안시설에 대한 파괴행위를 포함해 라말라 안팎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스라엘측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표결 직후 제임스 커닝햄 유엔 주재 미국 부대사는 결의안에 팔레스타인 자살폭탄테러를 명시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빠졌기 때문에 미국은 기권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안보리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팔레스타인측 결의안 원안이 시리아에 의해 제출됐으며, 미국도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과 함께 팔레스타인 하마스, 지하드를 테러리스트로 간주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은 별도의 결의안 원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안보리의 아랍권 국가들이 미국의 결의안 원안에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중재로 10시간여의 마라톤 협상 끝에 결의안 최종안이 마련됐다.

 결의안 최종안에는 미국의 요구로 테러행위에 대한 일반적인 비난과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책임을 강조한 문맥은 포함됐다.

 한편 유엔 결의안 채택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팔레스타인 지도부는 이날 유엔 결의안을 환영하면서 안보리가 보다 강력하게 이스라엘을 압박해 결의안이 이행되도록 노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아라파트 수반이 머물고 있는 라말라 청사에서 아라파트 수반의 핵심측근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유엔 결의안을 환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결의안을 이행하고, 즉시 라말라 청사로부터 철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측은 유엔 결의안을 무시하면서 아라파트 수반이 청사내에 있는 20여명의 테러 혐의 수배자들을 이스라엘측에 인도하기 전에 청사 봉쇄작전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전은 지난 18일 두건의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사건 이후 시작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유엔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작전을 계속 할 것이라면서 아라파트가 사령부를 떠나든지 테러리스트를 내놓든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본부 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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