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이 흔치 않던 시절 고무줄은 여자아이들에게 더할 나위없는 놀이기구였다. 검정색 고무줄을 둘둘말아 한웅큼만 갖고 있으면 동네에서 인기가 "짱"이었다.

 고무줄이 짧으면 술래가 양끝을 잡고 다른 편은 그 줄을 뛰어넘는 놀이를 했고 고무줄이 길면 네명이 사각형을 만들어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라고 목청을 맞추어 노래를 부르면서 사방을 뛰어다니는 놀이를 했다.

 태화강 하구 염포동 대구머리에는 넓은 마당이 있어 여자아이들의 고무줄 놀이터로서 인기였다. 해가 뉘엇뉘엇 지는 것도 모르고 박자를 맞추어가며 고무줄을 뛰는 여자아이들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1972년 염포동. 글=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사진=서진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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