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새해에도 경제 성장만이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인것 처럼 국민 소득 1만달러를 채우기 위해 동분 서주하고 있다. 우리는 또 오는 6월에 열리는 월드컵 경기를 통해 울산의 명성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독거노인과 노숙자의 죽음은 월드컵 대회가 열리는 울산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겨날 수 있나 하는 참담한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가 국민소득을 올리고 월드컵 대회를 준비한다고 정신 없이 살아가고 있는 동안 주위 사람들로 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던 독거 노인과 노숙자가 죽었다. 독거노인은 이미 오래전 부터 밥을 먹지 못해 영양 실조로 고생 하다가 주위에서 돌보지 않아 죽었다. 또 한명은 노숙자로 건물 지하실에서 잠을 잤는데 최근 추위때문에 죽었다.

우리가 이들의 죽음에서 놀라는 것은 무엇보다 이들이 먹지 못해 죽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높은 경제성장으로 절대적 빈곤에서는 벗어났다고 말한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해동안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15조원이 넘는다는 발표를 했다. 그런데 이처럼 먹을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우리사회에서 왜 이런 사람들이 줄지 않고 있나 하는 것이다.

울산만 해도 이렇게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행려병자가 연간 30여명이 된다고 한다. 문제는 우리의 생활은 나아지고 있다는데 이처럼 기아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죽는 이유는 굶주림 그 자체보다 이들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죽은 사람들도 주위 사람들이 좀더 관심을 갖고 돌보았다면 추운 겨울 이렇게 불쌍히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고생속에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것도 우선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없도록 하기위해서이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 이런 사람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우리가 아무리 월드컵 대회를 열고 훌륭한 시민정신을 보여도 자랑스러울 것이 없다. 월드컵 대회를 앞둔 싯점에서 독거노인과 노숙자의 불쌍한 죽음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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