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본주의의 첫 실험대가 될 신의주 특별행정구 주민들은 신의주가 특구로 지정된 사실을 거의 모르고 있으며 정든 집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한다는 운명도 모르고 있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7일 신의주발 기사에서 신의주의 기존 건물 대부분을 해체하고 주민들을 이주시키겠다는 양빈 행정장관의 계획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모른다고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병상이 755개로 신의주에서 가장 큰 병원의 리상전(70) 부원장은 그렇다면 이주해야 겠지요. 특구에서도 병원이 필요하겠지만 이런 병원은 아닐 겁니다. 이는 전적으로 고위 당국이 판단할 문제겠지요라고 말했다.

 리상전 부원장은 내가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나 3명의 자식들이 박사 학위를 따고 석사 학위를 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국가에서 지원해 준 덕분이라면서 그래서 이번 결정을 행복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리혁 신의주 신발공장 기술소장도 신의주가 특구가 된다는 것은 읽어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모른다면서 우리가 이 곳에 머무는 지 여부는 국가가 결정할 문제이며 우리는 어떤 지침도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신의주 신발공장의 생산직 여성 노동자인 정유화(32)씨는 신의주가 특별행정구로 지정됐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털어놓고 그러나 우리는 김정일 장군의 지도아래 안정된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신의주 정부 대변인인 홍길남은 나도 양빈을 두번 만나 봤으며 양빈 장관이 국가를 발전시키기를 바라며 우리는 다른 국가와도 협력할 수 있다면서 신의주는 외국인 투자를 환영하며 미국의 투자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신의주는 전력이 부족해 거리가 거의 암흑에 가까우며 다니는 차량들도 거의 없고 도로도 대부분 비포장도로라면서 신의주는 지난 70년대 중국 도시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어두운 골목길로 들어가 보니 40여명의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촛불 1개씩을 켜놓고 고리 버들 바구니 속에 중국에서 수입해온 담배와 비스킷, 음식 등을 담아 손님들에게 팔고 있었다고 전했다. 홍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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