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 한 시민단체가 노인의 교통사고사망률에 관한 통계를 발표했다. 교통사망사고는 감소하는데 61세이상 노인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2천48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도로를 거의 다 건너가서야 다치는 노인이 10명중 7명이라는 걸 보면 몸이 불편해서 무단횡단도 자주하고 걸음자체가 느리다는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과속차량으로 단속되면 상기된 운전자가 꼭 하는 질문이 있다. "도로의 제한속도가 60km라는 게 도저히 현실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편도 1차로의 경우 최고속도를 60km로 정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100km이상 달릴 수 있는 자동차로 시골 국도에서 60km는 속 터지는 속도이다. 처음에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단속을 하면서도 "법에 그렇게 되어있을 뿐"이라며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일반 국도는 그 폭이 3m 정도인데 달리는 차량옆에 서 있어 본 사람은 그 섬뜩함을 느낀다. 바람에 눈을 감고 허리를 숙여 모자를 꼭 잡는다. 100km 시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는 소리부터 전율감을 준다. "쓰쓰쓰"하면서 바퀴가 아스팔트에 닿으면서 나는 소리는 오금을 저리게 할 정도다.

 가을에는 특히 바쁜 농사일로 날이 저물어 늦게서야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진다. 꾸부정한 허리 때문에 어두운 차도를 걸어가는 지 작아서 잘 보이지 않는다. 낡은 경운기에 추수한 곡식을 싣고 가는 노부부의 모습은 낭만적인 전원으로 상상이 될까? 경운기를 잡고 있는 지친 손에는 진땀이 배어 나오고 뒤따르는 자동차를 주시하느라 흐릿한 눈조차 충혈되어 있다. 노인은 부모이기에 존경의 대상이다. 걸음이 느리다고 무례하게 경적을 울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현철(경남 함양경찰서 유림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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