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재난 유형이 산업화, 도시화 및 정보화 등 급속한 환경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집중호우, 폭염, 폭설, 태풍 등 기상이변으로 대형화 되고 있는 추세다. 재난대비 사전예방의 중요성이 그 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난관리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 각종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재난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매년 재난관리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매년 최저 법정 적립액과 기금의 용도, 운용관리에 관해서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울산광역시 재난관리기금 운용 관리 조례 등에서 정하고 있다.

재난관리기금의 최저 법정 적립액은 최근 3년 동안의 지방세 보통세 결산액의 평균연액의 100분의 1로 현재까지 157억7700만원을 확보했다. 울산시는 이 기금으로 재난예방을 위한 투자사업 및 제설장비 구입에 39억9500만원을 사용했다. 법정적립액의 30%(99억6600만원)는 장기의무 예치금으로 금융기관인 시금고에 예치해야 하므로 긴급 재난상황 발생시 사용 가능한 재난관리기금은 18억1600만원으로 여유가 그리 많지 않다.

울산시는 그 동안 월드컵유치, 전국체육대회, 시청사 건립, 국립대 설립 등 도시기반 시설과 체육시설 건립 등 시급한 사업에 예산을 집중 투자하다 보니, 마음은 있어도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동안 재난관리기금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정부합동감사, 국정감사,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등 감사 때마다 호된 질책도 받아 왔다. 그 때마다 "기금확보에 노력하겠다"는 답변으로 위기를 넘겼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재난관리기금의 법정 적립액을 확보하지 않았다고 해서 재해예방에 결코 소홀했던 것은 아니다. 재해복구비는 예비비에서 우선 지출하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굵직굵직한 대형 사업들이 많음에도 이번 제1회 추경에서 올해 확보해야 할 재난관리기금 법정적립액 49억원(당초예산에서 10억원 확보) 전액을 확보했다.

이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최우선을 두겠다는 박맹우 시장의 강력한 의지와 시정을 함께 걱정하는 시의원들의 염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금의 전액 확보로 언제 닥칠지 모를 재난관리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재난관리기금을 많이 확보하면 복구비의 지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재해의 피해규모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시·군·구의 재해피해 복구비 산정시 재해예방사업투자, 재난관리기금 확보 등 재해예방 노력도에 따라 지방비 부담금을 국고로 전환해 차등 지원을 받게 된다.

극소수의 자치단체를 제외하고는 재난관리기금 확보율이 100% 이상이며, 최고 424%(경북 청송군)를 확보한 지자체도 있다. 지난해 태풍 '에위니아'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바 있었던 울주군의 경우 예방투자율(9%)과 기금확보율(114%)을 감안한 국고추가 지원율(64.1%, 전국 231개 자치단체중 65위)에 따라 45억9000만원의 국비를 추가 지원받은 바 있다.

이제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고 앞으로 2~3개의 태풍이 우리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 기상대의 전망이다. 여름철 풍수해 대비를 위해 재해위험지역 안전점검 및 재해 전광판 등 경보시설 점검, 기상특보 단계별 시민 행동요령 홍보, 민·관·군·경 협조체제를 유지 등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하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안전한 울산, 재난에 적극 대처하는 울산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진다.

박정식 울산시민방위재난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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