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강바닥을 정비하기 전에는 대도섬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조개가 많아 조개섬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 잡히는 재첩(재치)은 울산의 특산물이었다. 새벽이면 재첩을 사기 위해 동이를 인 아낙네들이 대보둑까지 줄을 섰다. 국을 끓여 동이에 담아 이고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재칫국 사이소"라고 외쳤다.

 몰, 게, 꼬시래기 등 해산물도 많았다. 악동들은 썰물 때가 되면 막대기를 들고 게를 잡으러 갔다. 악동들이 다가가면 게들은 재빨리 자취를 감추고 개펄에는 구멍만 숭숭 남았다. 막대기로 구멍을 쑤시면 다른 구멍으로 게들이 속속 고개를 내밀었다.

 60년대말까지도 이 조개섬에는 사람이 살았다. 지금 60대인 김종우 전 해양경찰청장이 이 곳 출신이라고도 한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대도섬은 마치 현실이 아니라, 꿈 속에 본 풍경이 아니었나 싶어지기도 한다. 1969년 촬영. 글=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사진=서진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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