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이 남구 옥동 832번지 신청사로 이전했다. 좋은 위치에 웅장한 건물을 지어 연구원이 이전한 것에 대해 초대원장으로서 남다른 보람과 감회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보건환경연구원법에 근거하여 보건, 환경, 축산에 관한 검사 및 연구업무를 합리적으로 운영하여 시민의 복리증진과 쾌적한 환경조성으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도 단위로 설치된 조사 연구기관이다.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은 2000년 11월 문을 열었다. 경남도로부터 독립하면서 예산이 넉넉지 못해 울주군 삼남면에 소재한 경상남도 축산진흥연구소 동부지소를 인수하여 가축위생시험소를 갖추고 청사는 남구 야음 2동 576­10번지 구 남구보건소의 건물을 개보수해 사용했다.

협소한 공간과 예산 부족으로 고가 장비와 시험기자재, 시약, 가스 등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하여 정밀과 안전이 요구되는 시험 분석 업무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니 이전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원장의 중요 업무 과제이기도 했다.

당시 심완구 시장이 보건환경연구원 부지를 물색하다가 옥동 제일고등학교 및 구릉지를 검토해보라고 하길래 비밀리에 현장을 둘러보았던 기억이 새롭다.

사방이 숲으로 우거진, 자연 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운 남산 기슭이었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청사를 지을 수 있는 논과 밭이 있었고 문수산 정상을 바라보고 건물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옥동 832번지에 필지 5221평을 청사 이전 부지로 결정했다.

도시계획결정 과정에서도 시민단체로부터 남산을 훼손한다는 민원이 제기되고 의회도 예산을 삭감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하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청사는 논과 밭에다 공원관리 사무소와 같이 아름답게 지어 시민들이 공원과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무사히 절차를 통과했다.

직접 건물을 짓지는 않았지만 이전 부지를 결정하고 퇴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나름대로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제 보건환경연구원이 좋은 장소, 넓은 부지에 웅장한 청사를 지어 이전했다. 할일을 제대로 하는 일이 더 큰 과제로 남았다.

첫째, 각종 고가 장비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시험 분석이 이뤄져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시민들이나 각 공장에서 의뢰하는 각종 오염 물질의 분석의뢰를 거부하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악취로 시민들에게 고통을 주는 모든 물질을 정밀분석해 공장들이 배출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둘째, 이전 부지 결정시 시민단체와 약속한 대로 청사를 항시 개방해 시민들이 공원과 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보건환경연구원은 민원인이 갖고 오는 시료 등을 분석해 성적서를 발부한다는 기능에서 탈피하여 시민들이 불안해 하거나 걱정이 되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병원균, 식품, 의약품, 환경오염물질, 가축의 질병 등을 채취 분석하여 이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정기적으로 시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보다 적극적인 환경보존에 나서 시민들이 유해물질에 대한 불안과 걱정에서 벗어나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한 삶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끝으로 울산광역시 승격 10년과 더불어 새로운 청사에 둥지를 튼 보건환경연구원의 도약을 기대해 본다.

이수원 전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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