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 팍티아주 주도 가르데즈의 통치권을 놓고 아프간 군벌간 전투에서 적어도 40명이 사망했다고 31일 한 군벌 소식통이 전했다.

 중화기가 동원된 가운데 이틀째 계속되고 있는 군벌간 전투는 탈레반 패망 이후에도 아프가니스탄의 평화는 취약하기만 하다는 사실을 잘 나타내주고 있으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파키스탄과의 접경 산악지대에 은신중인 알카에다 잔당을 소탕하기 위한 미군의 작전에도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파크티아주 지사로 임명된 파드샤 칸의 형제인 와제르 칸은 경쟁관계의 군벌 사이프 울라를 따르는 전사들과의 전투에서 파드샤 칸측 병력 "최소한 40명"이 숨졌으며 300여명의 전사들이 포로로 잡힌뒤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카제르 북쪽 지역을 담당하는 사이프 울라의 지휘관 사예드 누라가는 이번 전투과정에서 사이프 울라측 전사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두 군벌간 전투는 전날 낮 파드샤 칸측 병력이 카불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가르데즈에 도착해 지사 관저에 아프가니스탄 임시정부 깃발을 게양하면서 발생했다.

전투는 이날 오전 칸측 전사들이 주변 언덕의 사이프 울라측 전사들을 향해 로켓탄을 발사하면서 재개됐다.

 전투 지역을 빠져나온 주민들은 사이프 울라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을, 파드샤 칸은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각각 지지하고 있으며 두 군벌은 탈레반 이후 권력 진공상태가 된 파크티아와 인근 호스트주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동맹세력으로 미군 특수부대와도 협력해온 파드샤 칸은 사이프 울라측이 알카에다와 탈레반 동조세력이라고 비난해왔다.

 그러나 사이프 울라측은 파드샤 칸이 자신들을 알 카에다 및 탈레반 세력이라고 거짓으로 지목해 과도정부 수립을 축하하기 위해 카불로 가던 마을 원로 12명이 미군의 폭격을 받아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군벌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미군기들이 상공을 선회했으며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가르데즈 외곽에 주둔중이었으나 전투에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파샤드 칸측의 한 지휘관이 전했다.

 이번 전투는 탈레반 정권이 와해되고 아프가니스탄에 과도정부가 들어선 이후 벌어진 군벌들간 전투 가운데 가장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북부 쿤두즈에서도 유사한 군벌들간 전투가 발생했으나 20년간 전쟁을 겪은 이 나라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소한 충돌로 간주됐었다.

 그러나 미국을 방문중인 하미드 카르자이 과도정부 수반은 30일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기간에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더욱 강력한 국제평화유지군의 파견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슬라마바드 AFP·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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