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이 간헐적으로 대미관계 개선을 모색해 온 점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과 이란을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에 포함시킨 것으로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행정부내에서 국정연설문 초안을 놓고 완곡한 표현을 주장한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하면서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부시대통령이 국정연설을 분명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의 우방들은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밝힌 강경한 어조의 경고가 대테러 연대에 틈을 만들고 이란 개혁파에 타격을 주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를 막을 것이란 우려를 표명하고 있지만 부시행정부 안보팀의 강경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부시의 메시지가 "완벽에 가까운 명쾌함"을 전달한 것으로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타임스는 또 부시 대통령이 국정연설문 초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북한과 이란,이라크를 동급으로 연결짓거나 악의 축과 같은 강한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 역사적 의미보다는 수사적인 것으로 2차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 이탈리아의 추축국에 비유한 것은 아니라는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의 해명을 덧붙였다.

 신문은 부시행정부 관리들이 국정연설문 작성 초기에 이들 3개국을 훨씬 더 강하게 연결지었으나 3개국이 연계된 증거가 빈약하자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해 테러범에게 제공하면 조만간 후회하도록 만들겠다는 경고를 하는 선으로 수위가 낮춰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어조가 강력하지만 어떤 행동으로 이를 뒷받침할 계획인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하고 대통령 보좌관들은 그가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내달 한국방문을 앞두고 있는 부시대통령이 몇명 안되는 동북아시아 전문가 중 한 명인 토켈 패터슨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책임자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더욱 복잡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으로 지적하고 한반도 문제를 연구해온 전 국방부 관리 커트 캠벨의 말을 인용해 국정연설 이전에 북한과 미국 사이에 있어온 약간의 온기 마저도 끝났으며 이제는 더 냉각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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