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증시 불안이 아시아 증시 하락을 부르고 이는 다시 미국 시장 추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증시는 6개월만에 900대에서 800대를 거쳐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750선, 700선, 650선, 630선이 차례로 깨진데 이어 600선 마저 붕괴됐다.

 매물이 매물을 양산하면서 투자 주체들은 주식을 던지기에 바쁘다. 이성을 잃은 투매로 시장은 "패닉" 상황이다.

 우리 증시의 굳건한 버팀목으로 30만원선을 견고하게 지켜왔던 삼성전자가 폭락하면서 28만원선이 깨졌다. 안전판이 사라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단 600선이 무너진 상황이어서 다음 지지선인 580선에 기대를 걸어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 증시 급락 직격탄= 미국 증시 급락이 종합주가지수 600선 지지 기대감을 날려버리면서 투매를 몰고왔다.

 전날 뉴욕증시는 기업실적 악화와 이라크전쟁 불안감 등으로 다우지수가 215.22포인트(2.87%) 떨어진 7천286.27에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15.10포인트(1.34%) 하락한 1천114.11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997년 10월 이후 5년래 최저치에 근접했고 나스닥지수는 6년래 최저다.

 골드만삭스의 투자전략가인 애비 조셉 코언이 다우지수와 S&P500지수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모건스탠리가 GE의 내년 주당 순익 전망치를 기존의 1.79달러에서 1.70달러로 낮춘 것이 결정타였다.

 전문가들은 다우지수 7천선, 나스닥지수 1천선을 지지선으로 설정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은 이를 신뢰하지않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국내 증시로 옮겨져 추가하락을 우려한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악재만 가득한 증시= "패닉"에 빠진 증시 주변은 어디를 둘러봐도 악재만 부각되고 있다.

 미국 증시 불안, 이라크전쟁 불안감, 기업실적 악화 우려, 유럽과 일본 증시 추락, 세계경제 침체조짐 등 해외 악재가 무겁게 시장을 찍어 누르고 있다.

 이들 변수는 단기간내에 해소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이라크전쟁만 해도 언제 터질지, 얼마나 지속될지, 유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등을 가늠하기 어렵다.

 브라질에서 좌파정권이 집권할 경우 "대외 지급불능"을 선언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연말 대통령선거로 인한 정국 불안,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는 임기말의 "권력누수" 등이 투자심리를 갉아먹고 있다.

 저금리에 따른 부동자금이 엄청나다지만 증시로 돈이 흐르지않고 있다. 투신의 주식형수익증권은 파리를 날리고 있고 고객예탁금은 8조원대가 불안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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