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종사여성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임신경험이 있으며 절반 이상은 정부가 성매매를 공식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대상 여성의 3분의 1 가량이 본인이 성매매에 종사한다는 사실을 가족이 알고 있다고 답변해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여성위원회 민주당 조배숙 의원은 지난 6일 여성부가 보건사회연구원에 용역 의뢰, 국내 최초로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로 실시한 성산업(윤락) 실태조사 결과를 입수, 공개했다.

 "성산업구조 및 성매매 실태에 관한 연구"라는 이름의 이 조사는 작년 11~12월 서울과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6대 도시의 이른바 "청량리 588" "대구 자갈마당" "인천 옐로우 하우스" 등 윤락가 성매매여성 4천182명, 1천47개 업소를 상대로 실시됐다. 이들의 성매매 지속기간은 평균 32.1개월이고 경험업소 숫자는 평균 2.4곳이었다.

 전체 4천182명 가운데 조사가 완료된 여성 1천655명을 대상으로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임신경험이 있는 여성은 44.4%이며 이 가운데 2차례 이상 임신한 여성도 25.1%에 달했다. 종사여성의 44.8%가 자주 복용하는 약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33.8%는 "주사이모"에게 치료를 받는다고 답했다.

 성매매를 계속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의 비율은 44.7%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55.3%는 그만두기를 희망하지만 나름의 형편으로 그만두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만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돈이 많이 벌리기 때문"(33.9%)이 꼽혔으며 이어 "빚 때문"(15.5%) "다른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워서"(11.7%) "다른 일자리를 구할 자신이 없어서"(11.0%) 등 순이었다.

 이와 함께 종사자들의 56.8%는 정부가 성매매를 인정해줄 것을 희망했고 35.0%는 간섭하지 말고 내버려두기를 원했으며 6.7%는 업주와 폭력배를 처벌해주기를 바랬다.

 종사자들이 향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은 "가게운영"(53.6%) "결혼"(14.9%) "다른 직업"(12.7%) "귀가"(6.0%) 등이었으며, 정부로부터 개인적으로 얻고 싶은 도움은 "질병치료 및 심리상담"(14.9%) "창업자금 지원"(10.4%) "생계·양육비 보조"(10.2%) 등 순서였다.

 특히 조사대상자의 30.7%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가족들이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그 비율은 미혼자보다 기혼(동거)자의 경우가 약 5% 포인트 높았다.

 업소에서 대신 갚아준 선불금에 대해 전체 성매매여성의 82.7%는 "갚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대상자의 32.9%는 손님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호객행위 중 경찰의 단속을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24.3%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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