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 꿈이 물거품으로 끝난 한국 축구의 당면 과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 진출이다.

국가대표팀은 28일 일본과 아시안컵축구 3~4위전을 치르고 나면 내년 2월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까지 별다른 일정이 없다.

하반기 A매치 일정이 있지만 10월13일 대표팀 경기는 K-리그 일정을 연기하는 바람에 취소된 상태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5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다. 아테네에선 8강에 올라 비교적 무난한 성과를 거뒀다.

따라서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본선 진출은 물론이고 8강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이 축구 팬들의 공통적인 요구다.

그러나 올림픽 최종예선은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다.

아시아에 배정된 월드컵축구 본선 출전권이 4.5장인 데 비해 올림픽 본선은 3장에 불과하다.

한국은 다음 달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미 2차 예선에서 두 번 만나 모두 이긴 상대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중국을 완파하고 8강에 오른 우즈베키스탄은 결코 마음놓고 맞붙을 수 있는 적수가 아니다.

그 다음엔 9월8일 바레인 원정을 떠난다. 바레인과는 역대 올림픽팀 맞대결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국가대표팀은 지난 15일 바레인에 충격의 1대2 역전패를 당했다. 설욕이 필요한 한 판이지만 복병 바레인과 원정 경기가 힘겨운 한 판이 되리라는 전망이 강하다.

다음 상대는 시리아. 지난 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두 번 싸운 적이 있는 시리아는 중동의 신흥 강호로 바레인보다 전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국 어느 한 팀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조에 짜여있다. 올림픽 최종예선은 각조 1위만 본선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아시안컵처럼 한 번씩 지거나 비기고도 운좋게 조별리그 통과를 바라볼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다행히 올림픽대표팀은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국가대표팀보다는 사정이 좋다.

이근호(대구), 강민수(전남), 김진규(서울) 등 국가대표에도 뽑힌 주축 선수들이 건재하고 공격수들의 결정력도 2차 예선에선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 부상 중인 박주영(서울)이 합류한다면 충분히 본선 진출 희망을 걸어볼 만한 라인업이 완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근본적인 문제는 사령탑이다.

핌 베어벡 감독이 도하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로 이어진 연속 실패로 사면초가에 몰린 상황이라 올림픽호의 지휘봉까지 맡겨야 하느냐는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

그렇다고 베어벡 감독을 경질한다고 해서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홍명보 코치가 대행체제를 맡거나 아예 감독으로 승격해 올림픽호를 지휘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 코치는 일선 현장에서 아직 중·고교 학원팀도 직접 맡아 지휘해본 경험이 없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홍명보 코치에게 베어벡호가 남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이냐는 지적도 많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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