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태풍이 한반도를 덮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5월14일 민간 태풍 전문가와 기상청 관계자들이 전문가 회의를 열고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초대형 태풍에 대한 연구와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의 정의에 따르면 수퍼태풍이란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65m이상의 태풍을 말한다. 지난 2003년 9월 한반도를 덮쳤던 태풍 '매미'의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60m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위력의 태풍이다.

한반도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태풍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에 그 원인이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구온도가 올라가는 온난화의 주범은 바로 이산화탄소(CO2)를 다량으로 배출하는 화석연료의 사용에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해결을 위해 국제사회는 92년 6월 리우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하였고, 97년에는 미국 등 38개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2년까지 5.2% 감축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온실가스를 반드시 줄여야만 하는 감축 의무국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2차 의무기간인 2013년부터 2017년 사이에 감축대상국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산화탄소(CO2) 배출량 세계 9위, 배출 증가율 세계 1위인 우리나라의 경우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형의 산업구조로 되어 있다. 더구나 소비에너지 중 화석연료의 사용 비중이 84% 정도로 높다. 특히 화석연료 중에서도 많은 부분이 전력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발전(發電)에서만 국내 온실가스의 24%가 배출되고 있다.

원자력의 경우 전기 1kWh를 생산할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9g(석탄 968g, 석유 803g, 천연가스 440g, 태양광 100g, 수력 16g)으로 매우 적다. 환경친화적 에너지원이면서 현실적으로 선택 가능한 최적의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 4일 유엔-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을 막는데 주어진 시간이 8년뿐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구온도가 2.5℃ 상승할 경우 전 세계 10억~20억명의 인구가 물 부족을 겪게 되고 생물종의 20~30%가 멸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 국제사회는 소리 없는 에너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는 주지해야 할 것이다. 유가는 지난 3년 사이 2배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 6월 영국 석유고갈분석센터(ODAC)에서는 2011년 세계 석유생산량이 정점에 이르러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아 '오일쇼크'를 경고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국에서는 탈 석유, 온실가스 배출 억제 등을 모토로 한 원전 확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럽의 핀란드와 스위스는 원전 폐기법안을 부결하거나 폐쇄계획을 철회했다. 자원부국인 미국에서 조차도 기존원전 48기에 대한 연장운전 승인과 신규원전 건설이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 6월 21일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원자력은 미국 에너지 정책의 중심'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각국마다 태양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발전(發電)단가가 높아 경제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세계 정상이 모이는 곳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위한 기후변화 협약 대책 논의가 주요 관심의제이다. 온실가스 배출량 억제라는 선진 각국의 흐름과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한 에너지 문제를 친환경적, 경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선택은 원자력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고리1호기 계속운전 논란 등 아직까지도 원전정책에 대하여 대안 없는 반대의 책임성 부족한 반대의 목소리가 많다. 이제는 불필요한 소모적인 논쟁에서 벗어나 에너지 안보 및 지구환경 보호 차원에서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기홍 고리원자력본부 대외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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