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차회의서 재논의

대한축구협회가 '올림픽호'를 이끌어 갈 선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대표팀 감독 선발 권한을 갖고 있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31일 오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두 시간 넘게 머리를 맞대봤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첫 경기가 당장 8월22일로 다가와 시일이 촉박하지만 기술위원회는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결정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영무 위원장은 8월1일 다시 모이겠다고 했다. 두 번째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대상자를 회의 안건에 올려놓고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차 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축구계에서는 축구협회가 이미 홍명보 코치를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승격'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놓고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영무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홍 코치는 한국 축구의 자산이자 미래가 촉망되는 지도자"라고만 할 뿐 홍 코치를 대상자로 올려놓고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홍명보 코치의 의중도 문제를 풀 열쇠 중 하나다.

홍 코치는 현 올림픽대표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대표팀 대선배로서 팀을 장악할 카리스마도 겸비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 감독직을 수행해본 경험이 전무하다.

이로 인해 올림픽 최종예선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를 받아들이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축구협회가 두 번째 대안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게 '김호곤 카드'다.

현재 축구협회 전무를 맡고 있는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이라는 성과를 달성했고, 특히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6전 전승을 거둬 예선 성적상으로는 사실상 '퍼펙트'를 이뤄냈다.

그래서 충분한 경험을 가진 김호곤 전무가 올림픽호 사령탑으로 오고 홍 코치가 수석코치를 맡는 게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물론 행정가로 입문한 김 전무는 올림픽대표팀 재입성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그러나 축구협회 기술위가 간곡하게 요청한다면 거절하기 힘든 위치에 있기도 하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올림픽팀을 이끄는 데 경험이 중요하다"고 했지만 경험의 의미에 대해선 애써 부연 설명을 피했다.

'제3의 카드'로는 조광래 전 안양 LG 감독, 잉글랜드 연수 중인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시간과 여론의 이중 압박을 받고 있는 축구협회가 다른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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