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지역기업, 생존위해 중국으로 속속 진출
(하) 블루오션 찾아 나선 중소 유화업체들

자유치 다양한 인센티브 국내 업체 러브콜
기술력 바탕 중국 유화업계 '틈새시장' 공략
중국 유화정책등 꼼꼼히 파악해야 실패 없어

최근 중국 유화시장은 수출기반의 높은 성장세가 한계에 달하면서 내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시장구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자국내 석유화학시장을 놓고 '내수 총공세'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 기업들의 대응전략도 변화를 맞고 있다. 중국 유화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업체들이 자국시장에서 강공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경영압박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화학, 삼성토탈, 삼성석유화학 등 국내 굴지의 업체들은 고기능 프리미엄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현지 업체들과 네트워크 관계 개선 등을 통해 중국기업 견제에 주력하고 있다. 중소 유화업체들도 탄탄한 기술력을 토대로 유화관련 블루오션을 찾아 중국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지역 대표적인 중소 벤처기업인 큐바이오텍은 지난해 중국 산둥성 치박시에 조이트벤처 회사인 산동쾌미환보과기유한공사를 설립, 유화산업과 밀접한 환경 폐수처리 및 대기악취 분야에서 중국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 내 유화시장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6월13일 중국 치박시에서 만난 큐바이오텍 중국사무소 담당자는 "중국 진출 1년여 만에 석유화학업체 등과 2개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을 인정한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을 계획중인 국내 석유화학 관련 중소업체들이 눈여겨 볼만한 곳이 바로 치박시다. 치박시 임치구 인민정부는 제로화학공업구에 자국 내에서는 보기드물게 공업구 총 면적의 10%에 달하는'한국공업원'을 만들어 기업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한국공업원에는 현재 5개의 국내 중소기업들이 입주, 총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국 시장에서 나름대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한국공업원을 조성한 임치구 인민정부도 다양한 투자유치 인센티브체제를 갖추고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인민정부는 환경오염 사업체가 아니고 기술력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투자 상담을 비롯해 소득세(2년간 면제, 3년차 50% 면제)등 다양한 우대정책을 펼치고 있다.

석유화학 계열 제품인 합성수지와 합성세제 등을 직접 중국 시장에서 만들어 파는 해외생산기지 건설 사업도 꼬리를 물고 있다.

울산시 남구 성암동에 합성수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금호석유화학이 최근 중국 산둥성 르짜오시에서 'SB-LATEX'생산공정 기공식을 갖고 중국시장 점령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또 국내 유일 합성세제 원료 생산업체인 이수화학도 자체 기술력으로 내년쯤 중국에 20만곘규모의 세탁세제원료 공장을 현지기업과 합작·설립, 유통망 확충에 나선다는 방안을 갖고 있다.

이처럼 국내 대·중소기업들이 중국 시장(생산원가 낮고 시장규모 큰)에 앞다퉈 진출하려는 데는 사업구조 개선과 원가절감만으로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중국에만 진출한다고 성공을 보장받을 수는 없다. 중국의 유화정책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세 및 세금적용률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임치구 인민정부 장진하 부부장은 "중국내 산업정책을 잘 알지 못해 자국으로 유턴하는 기업들이 상당수"라며 "저렴한 임금만을 믿고 투자계획을 갖는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우리의) 정책지원 방향을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당장에 내년부터 외투기업에 대한 세금정책이 달라진다. 자국내 기업들을 보호한다는 취지로 세수혜택을 종전과 달리 외투 및 내자 기업 모두 동등하게 25%씩 적용된다.

한국무역협회측은 한국업체 진출과 관련, "하북성 일원의 경우, 토지는 공장임대나 부지 임대보다는 토지 사용권을 획득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앞으로 최소 5~10년간 집중적인 인프라 건설과 투자가 지속될 것이므로 지가, 물가, 급여 등 각종 비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며, 노동집약적인 기업경영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치박시 임치구 한국공업원 입주기업
태훈플라스틱 김창현 대표이사

한-중 FTA 전략 마련
신기술등으로 공략땐
중국은 '기회의 땅'

-중국 진출시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상하이의 경우 기존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히 높다. 반면에 이곳은 전기비용(56위엔화)이 타 지역보다 20위엔화 정도 저렴하다. 화공분야는 톈진이나 제남 등이 집중 개발되고 있는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수출입이 자유롭고 저렴한 비용으로 공장을 건립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는게 관건이다. 우리 회사는 초기 5000위엔화로 투자해 현재 28만달러 수출고를 올리고 있다."

-중국 정부와의 관계 등 애로사항은 없는가.

"기술, 자본, 영업망을 다 갖추고도 실패한 기업들이 많다. 한국 투자 예산의 40%를 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지타산을 맞춰야 손익분기점을 어느정도 형성할 수 있다. 기존 진출한 기업들과 협의회를 구성해 중국 유관기관과 협력해 나간다면 행정적인 부분에서는 애로를 줄여 나갈 수 있다. 한·중 FTA를 대비한 전략을 세우고 신기술 등으로 공략한다면 성공가능성이 높다. 많은 기업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분명 중국은 '기회의 땅'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임규동기자 photolim@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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