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한 권력이 이 땅을 지배할 때

 누군가 나에게 속삭였다

 몹쓸 투쟁이 아름답다고

 

 더 크게 더 많이 쓰는 게 소원일 때

 누군가 나에게 속삭였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더 빨리 앞서가는 게 최고인 시대에

 누군가 나에게 속삭였다

 함께 웃으며 가는 것이 아름답다고

 

 나는 나에게 속삭였다

 아름다움도 때가 있다고

 어제처럼 오늘도 아름답게만 살자고

 (겨울이 꽃핀다, 해냄, 1999)

 

 "아름다움"을 국어사전에서는 "사물이 보거나 듣기에 좋은 느낌을 가지게 할 만함", "마음에 들게 갸륵하고 훌륭함"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삶"은 "좋은 느낌을 주는 갸륵하고 훌륭한 삶"이다. 즉 그것은 불의에 맞설 줄 알고 소박한 마음으로 이웃과 함께 걸어가는 진실한 삶이다. 아픔을 함께 하는 동병상련보다는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것이 "시대"에 맞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삶은, 말하기는 쉽지만 살기는 어려운, 험난한 가시밭길이고 헌신적인 십자가인 것이다. 조한용 우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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