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공사가 추진하는 화봉 제2택지지구 개발사업을 지켜보며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하겠다. 울산공항 앞에 위치한 효성삼환아파트 주민들이 여름 내내 텐트를 치고 농성을 했다. 소음먼지, 통학로 학생들 위험, 지반침하, 고가 도로지양 등이다. 현장에 한번쯤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유는 아주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민원이다.

대한주택공사는 2003년 6월에 화봉동 울산공항 앞 농지 43만8000㎡를 택지개발 계획승인을 받아 그린벨트를 해제했다. 그리고 지난해 착공해 택지조성공사와 아파트건설 공사를 동시에 시공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렇게 대형 공사를 하면서 어차피 개설해야하는 진입로를 공사 전 확보도 하지 않았던 것과 피해예상 주민과 공청회 한번 하지 않고 일방적인 공사강행이 주민들을 분노케 했던 것이다. 또한 방음 및 안전벽의 위치가 참으로 우습게 설치 되어있다. 그림 없이 설명하기가 좀 그러한데 아파트 쪽으로 안전벽, 방음벽을 설치 해놓고 아파트 안쪽 소방도로로 공사차량이 다니므로 방음벽이 무용지물이 되어있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일반주민이 볼 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 모두가 예견되었던 민원이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던 민원인데도 결국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낳았다. 주민피해에 대한 대책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다행이긴 하나 앞으로도 공기업의 안일한 행정과 횡포로 보여지는 어떠한 행위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모두는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요구 사항 중 눈여겨 보아야할 또 한 대목이 있다. 기존 동해남부선 울산 포항간 철도가 공항 앞 화봉 제2택지지구 쪽 500m앞에 남북으로 가로놓여 운행되고 있다. 화봉 제2택지지구 진입로가 철도 위 고가도로로 설계 되어있고, 주민들의 요구는 평면교차를 요구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야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2012년에 철도를 외각으로 이설 계획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부의 민원 조정위원회를 거쳐 철도 선로가 변경 되었고, 건교부의 사업승인을 받아 일부 예산이 편성된 상태이다. 그렇다면 화봉 제2택지 개발사업이 2010년 완공이 되면 2년 후엔, 혹 철도 이설사업이 좀 늦어진다 하더라도 이후 고가도로는 필요 없게 될 것이다.

현재 설계된 고가도로 건설비용이 평면교차 기준으로 볼 때 평면교차 보다 100억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것은 국가적 낭비가 될 것이고, 수요자에게 가중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토지개발공사에서도 송정 저수지일대에 144만9000㎡의 송정택지개발사업을 2011년 완공 계획으로 사업진행 중에 있다.

여기도 진입로가 고가도로로 계획된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 화봉 시가지내에 2개의 기존 고가도로가 있고, 앞으로 2곳이 추가 설치된다면 2012년 후 이 모두가 예산 낭비와 함께 흉물로 전락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주택공사는 지금이라도 평면교차로 설계변경 되어야 한다. 늘 그렇듯 공공기관의 건설사업은 절차가 복잡하다. 그렇다고 엄청난 예산이 낭비될 수 있는 불필요한 공사를 조금 귀찮다고, 협의 절차가 복잡하다고 해서 그냥 시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주민들의 요구이기도한 고가도로 공사가 재검토 될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 시청, 북구청, 시구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후 주민들의 저항이 거세질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진영 전 울산시 북구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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