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외국인 투자기업 입주단지 사업은 사실상 실패작품이다. 그동안의 외자유치와 외국기업 유치에서도 성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들어났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누군가가 법적 책임을 지는 일이다. 외국인 투자기업 입주단지 사업은 심완구 전 울산시장의 재직 당시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한 공영개발 사업이다. 99년 남구 부곡동 석유화학 단지 인근 자연녹지 8만7천여평을 공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한 뒤 공사에 착수했다. 2003년 말에 완공되며, 총소요 예산은 396억원이다. 이 사업은 그러나 현재 단 한곳에서도 입주참여를 신청하지 않아 울산시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외국인 투자비율 30%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분양공고를 낸 뒤 입주 희망업체를 모집, 실패로 끝나자 입주자격을 완화하는 쪽으로 분양방침을 고쳐서 발표했다. 공장용지 분양가를 실시설계상 평당 조성원가(69만원) 보다 크게 낮춰 47만3천원에 분양하고 그 차액을 국비와 시비로 부담한다는 방침을 바꿔 외국기업은 36만4천원, 국내기업은 47만3천원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분양방침에 대해 지역경제계의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분양가를 아무리 낮춰도 같은 사업을 추진중인 여타 시도의 분양가 보다 비싸 외국기업 유치가 용이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특혜분양 형식으로 외국기업을 무리하게 입주시킬 경우 100억원 가량의 손실발생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울산시에 대한 국회감사에서 고 지적한바 있다.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얘기다. 공장용지 분양가가 턱없이 비싼 것도 그렇고, 분양가를 턱없이 낮춰준 것도 그렇고, 조성원가 속에 환경오염지구내 주민이주 사업비용을 포함시킨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뜩이나 비싸다고 소문난 울산의 공장용지 분양가가 이런 저런 이유로 높아졌으니 어느 외국 기업이 좋다고 들어오겠는가. 외국인 투자기업 입주단지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이미 실패요인을 안고 있었다. 당연히 누군가가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100억원은 적은 손실이 아니다. 공단 조성으로 부채만 늘어나게 했으니 법적 책임을 추궁당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울산광역시의회가 추궁의 선봉에 섰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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