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활발한 시조짓기 활동을 하는 것은 우리 말글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일이며,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다.

 지난 20일 한국시조시인협회 울산시지회와 세계어린이시조사랑협의회가 제2회 세계어린이시조사랑축제의 하나로 마련한 "어린이 시조운동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들은 이같이 주장했다.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김석득씨(외솔회 회장·연세대 명예교수)는 "어린이 시조운동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단순한 말글 교육보다 시조 예술을 통한 말글 교육이 사람의 생각에 문화의 얼을 더한 높은 말글 되기의 효과를 가져온다"며 "어린 시절에 그 기초를 다잡아 놓아야 어른이 되어도 말글이나 생각이 궂은 쪽으로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 시조운동은 "연계적 상상력 성장과 말글을 짜는 힘을 기르며 선천적으로 주어진 창조의 힘에 불을 붙여줄 뿐아니라 핸드폰과 인터넷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말글과 정서의 순화에도 기여한다"고 덧붙였다.

 김호길 세계시조사랑협의회 회장은 "우리의 정체성 위기와 어린이 시조사랑 운동"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세계화와 외래문화 침투, 사이버 문명, 언어파괴, 한글 경시 풍조, 인구의 대이동 등으로 인해 우리의 정체성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하고 "어린이 시조사랑 운동이 그 위기에 대한 중대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어린이들이 시조공부를 통해 얻게 되는 장점으로 △선조들의 언어예술 향기를 체득하고 시조 암송에 따른 자기정서를 지키고 감성의 화평을 즐길 수 있다 △우리말 우리 글에 대한 사랑이 싹트고 우리말과 글을 부리는 능력이 개발된다 △애국심이 싹트고 정체성을 기르게 된다 △창의력이 증가되고 세상과 사물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 등을 꼽았다.

 한편 경남시조협회장을 지낸 김복근씨는 "한국 서정시가의 흐름과 현대시조의 동향" 주제발표에서 "현대시조는 자유시에 대한 반동으로 나타났고 그것은 고시조를 닮는 것으로 구체화됨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고시조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시조와는 다른 새로운 장르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현대시조가 서정시가의 중심 장르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시대가 요구하는 생활감각과 시대정신을 테마로 하는 새로운 감수성의 체계와 표현 기법의 계발,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의 비판적 접근, 주제의 다양화, 감각적이고 회화적이며 빠른 스피치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정서와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치열한 프로정신의 무장, 탄력성 있는 시조형식의 운용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동시조는 어른이 어린이를 위해 쓴 시가 동시조이며 어린이가 쓴 시조는 어린이시조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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