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이 건설되면 고향을 하나 잃는다. 마을이 물 속에 잠기면 주민들은 마음 속에 고향을 묻는다. 1979년 회야댐이 생기기 전 중리마을. 버드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그 아래 하천으로 맑은 물이 흘렀다. 여름이면 윗옷을 벗어제치고 물놀이를 했다. 어디서 구했는지 작은 나무배를 타고 물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물가에서 낚시를 하며 물고기를 잡기도 했다. "아, 옛날이여!" 마을과 함께 사라진 사람들, 물에 비치는 그림자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사진 서진길 사진작가, 글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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