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에는 말을 탄 사람의 우화가 전해진다. 말이 전속력을 달리고 있었기에 말에 탄 사람은 어딘가 중요한 곳에 가고 있는 것 처럼 보였다. 그때 길가에 서 있던 사람이 소리쳐 물었다. "어디 가는 길이오?" 그러자 말에 타고 있던 사람이 대답했다. "나도 모르겠소. 말에게 물어보시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말을 타고 달려가고 있지만,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말을 당장 멈출 수도 없다. 습관처럼 말이 달리고 있는대로 그냥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과 조직을 점검해 봐야 할 한해의 끝이 다가오고 있다.

개인이나 직장 등 대부분의 조직들이 연초 혹은 연말에 새로운 한해에 대한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매월 또는 분기나 반기별로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진도 관리를 해간다. 이제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시기다. 연초 혹은 한해의 중간쯤에 세운 목표를 점검하고, 목표와의 갭을 찾아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피드를 올리기에는 마지막 분기가 시작되는 바로 지금이 적기일 것이다. 목표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마지막 3개월 주어진 목표를 위해 스파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 볼 일이며 여유가 있다면 추가 목표와 계획을 설정해 보는 것도 자기 발전과 성취의 방법 일 것이다.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첫째, 반드시 기한을 정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기한을 정하지 않은 목표는 총알 없는 총과 같다. △둘째,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세우되, 간결해야 한다. 단 한번에 목표물을 날려버리는 저격병이 되어야 한다. △셋째, 육체는 신경에너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마음속에 성공한 모습을 그리며, 수시로 목표와 현재와의 차이를 체크하고 관리·실천하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만큼 계획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개인에게 있어 목표란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잣대다. 목표가 없는 개인의 삶은 신바람과 열정, 나아가 삶의 의미조차도 파악할 수가 없다. 먼 미래의 큰 목표를 이루어 내기 위해 올 한해 계획한 작은 목표가 모두에게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연초에 세워 놓고 잊고 있는 목표,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피일 실천을 미루고 있는 계획들이 있다면 지금부터 다소 작게라도 다시 포장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계획을 미루고 실천하지 않는 것은 견제 없이 스스로가 스스로를 통제해야 하는 개인에게 있어 자칫 습성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계획과 목표를 세울 엄두조차 내지 못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도 경제적이든 행사적이든 가정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목표가 있을 것이다. 가족공동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우리라는 가족 공동체 의식 속에 서로 배려를 받기도 하고, 희생하기도 하면서 목표를 향해 실천하는 것은 가족화합의 시작일 것이다. 가정의 목표는 적극적으로 제어할 구심력이 부족하다는 측면에서 가족 구성원 스스로가 목표 의식을 갖고 서로 배려하며 점검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생산현장 등 기업조직에서의 목표관리는 좀 더 치열하다. 목표관리 프로그램이 운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리 시스템에 의해 억지로 추구하는 목표는 종업원의 자발성을 담보해 내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늘 성패의 기로에 서야한다. 종업원 개개인이 비전을 공유하며 신명나게 움직여야만 목표달성의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이제 계량적 목표와 함께 비전과 종업원 간의 화합도 등 정량적 목표치는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조금은 더 탄탄하고 확고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 남은 기간 모두가 성공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갖고 실천하는 열정과 그것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내로 전력을 다해 볼 일이다.

전정도 성진지오텍 회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