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화랑이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는 신예 화가를 선정, 초대전을 마련한다.

 울산시 남구 달동 갤러리 A&D(관장 김현주)가 울산대학교 미술대학을 올해 졸업하는 성혜정(서양화), 윤혜경(동양화)씨를 초청해 신인작가전을 차례로 마련한다. 성혜정 개인전은 2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윤혜경 개인전은 오는 23일부터 3월15일까지.

 재정부담이 적지 않은 개인화랑이 새로운 화가를 발굴하고 이들의 창작활동을 격려하는 신인기획전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지역미술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법의 기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혜정씨는 "졸업과 함께 순수미술이 아닌,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되고자 일본 유학을 꿈꾸고 있었는데 갤러리 A&D의 초대를 받고는 창작을 계속하기로 진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이 상업화랑에서 초대전을 갖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현주 관장은 "2002년은 울산대학교가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하는 뜻깊은 해"라며 "이제 기성작가로 활동하게 될 이들 중 서양화와 동양화과 각 1명씩을 선정해 젊은 미의식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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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현정 개인전

 신인작가전 1로 먼저 전시회를 갖는 성현정씨(23·울산시 남구 야음동)의 작품은 다소 몽환적이며 장식적인 요소가 많고 구성미와 조형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재는 살. 대부분의 현대인들이 거부하는 살을 주제로 내세워 살과 핏줄, 장기 등을 형상화한다.

 그러나 그런 부정적 이미지의 형상은 추하거나 어둡게 묘사되지 않는다. 밝은 색상의 바탕 위에 추상적인 형상이 일정한 틀을 갖추고 나열돼 있다. 가끔 하트나 얼굴 등 분명한 형태를 갖춘 모양이 나타나면서 작가의 의도를 조금씩 들추어 내기기도 한다. 오브제로 사용하는 인조보석과 실리콘을 덧붙여 질감과 장식성을 높인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아름답고 예쁘게 표현함으로써 보는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보아주기를 바랍니다. 그것을 통해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하는 거죠".

 성현정씨는 재학시절에 이미 부산시미술대전 뉴프런티어미술대전 무등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등에 특선을 차지했고 부산과 울산 등에서 열리는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현재 프랑스나 독일로 유학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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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혜경 개인전

 동양화를 전공하는 윤혜경씨(24·울산시 중구 우정동)는 4학년인 지난해 이미 서울 공평아트에서 개인전을 가진 경력이 있다. 이미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는 당찬 신세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꽃을 소재로 삼아 장지에 수간채색으로 바름과 씻김을 반복하여 표현하며 이따금 알루미늄판과 금·은분으로 질감을 더한다.

 그에게 있어 꽃은 연약하고 아름다우면서도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자연물이다. 커다랗게 단순화된 꽃잎과 함께 언제나 그가 생각하는 씨앗이 다양한 색상과 형태로 표현된다.

 그래서 그는 먹물의 바름과 씻김, 즉 버림과 남김의 반복을 통해 생명의 잉태를 위한 고행을 함께 한다.

 개인전 외에 대한민국미술대전, 울산시미술대전, 구상전 등에 입상한 경력을 가진 윤혜경씨는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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