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깨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 쌀쌀한 날씨지만 밤새 교실에서 뿜어낸 열기가 온 교정을 감돕니다. 창가 붉게 타는 단풍잎에서 여러분들의 지나온 한해를 떠올립니다.

여러분! 그 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교실에서, 복도에서, 독서실에서, 책과 씨름하는 그대들의 모습. 쏟아지는 잠을 쫓으려고, 교실의 열기를 식히려고, 복도에서 계단에서 서성이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게 다가옵니다.

담요와 방석을 끌어안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려고 발버둥 치며, 너무 힘들어 책상에 엎드려 새우잠을 자기도 했었지요. 가엾고, 안쓰럽고, 마음 아팠지만, 그대들의 앞날을 위해 우리 선생님들은 다그치고 채찍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밤잠을 마다하고 자녀들을 지도해 주신 학부모님들도 그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병원의 환자보다는 간호하는 사람이 더 아픈 법이지요.

자랑스런 고3 수험생 여러분. 우리 선생님들의 지도에 너무도 착하게 잘 따라준 그대들이 고맙고 이쁘고 대견할 따름입니다. 진정 그대들은 결과에 관계없이 이미 승리자입니다. 진심으로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매사는 뿌린 만큼 거두는 법. 조금도 걱정하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차분히 결전의 날을 맞읍시다. 쉬지 않고 꾸준히 쌓아온 노력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고독하고 힘들었던 그 순간순간들을 여러분들은 강인한 의지로 이겨 내지 않았습니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여 지금까지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십시오.

힘들었던 3년 과정들은 삶의 밑거름으로 앞으로 여러분 자신을 성숙시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남들과 비교 경쟁하기 보다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기에 분명 그대들은 진한 백합의 향을 피워낼 것이라 믿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수능 격문이 떠오르는 저 아침 태양에 한껏 빛을 발합니다. '꿈을 향해 비상하라' '선배님 믿습니다. 영광의 그날을.'

'어느새 찬바람이 부는 겨울의 초입에 서서 본교 전 구성원들은 상서로운 정기가 서려있는 문수산 정상에서 간절한 뜻을 모아 천지신명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지금까지 다져온 저 젊은 수험생들의 지극 정성을 신명께 고하니 미력한 저희들의 심정을 가련하게 여겨 주시옵소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가슴에 뜻을 품고 그 뜻을 이루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고도 시운이 불운하고 신명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그 뜻을 이룰 수 없다 하였기에…. 절절한 심정으로'

사랑스런 수험생 여러분! 여러분의 후배와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와 동문회를 비롯한 우리 전 교육 가족들은 모두 충심으로 그대들의 합격을 기원합니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수험생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확신을 가지고 건강을 지켜가면서 마지막 정리를 잘 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최고의 컨디션과 차분한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랍니다. 좋은 결실 맺으리라 확신합니다. 모든 수험생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동웅 울산여자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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