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산 가는 길목인 울산시 울주군 청량면 율리 영축마을에 있는 작은 계곡.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은 개구쟁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놀이터다. 돌틈으로 떨어지는 작은 폭포가 손등을 간지럽히는 느낌이 즐겁다. 가끔 물살 속에 섞여 흘러내리는 작은 물고기들은 개구쟁이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쭈그러진 주전자에는 이미 한마리 물고기가 담겨 있다. 저 고사리 손으로 어떻게 잡았을까. 다정하게 자리하고 있는 고무신도 정겹다. 형의 신을 끌고 나왔는지 고무신이 제법 크다. 20년전인 1981년에 찍은 사진 속의 꼬마는 어느덧 어엿한 성인이 되어 어디선가 지난날을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때의 그 맑은 물과 주전자 속에 담긴 물고기, 검정 고무신도 함께 생각할는지. 사진=서진길 사진작가 글=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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