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우리 사회는 웰빙이라는 용어가 일상화되어 아예 고착화되어버린 듯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아마도 세계에서 상위권 수준은 될 것이다. 대형마트에는 유기농 식품이 즐비하고 심지어 동네 슈퍼에 가봐도 이러한 제품 한둘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몇 년 전에는 웰빙이라는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전원속에서 자연친화적인 삶을 그린 데이빗 소로우의 '윌든'이라는 책이 불티나게 팔렸다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들었다. 그만큼 건강에서 비롯된 오염되지 않은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극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우리의 산과 들에 가보면 온 산천이 쓰레기 천국이다. 들에는 농약병, 비닐쓰레기로 논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고속도로변이나 국도 지방도로변, 그리고 도심지 뒷도로변에는 지저분하게 쓰레기가 널려있다. 육지가 이럴진대 해양은 또 어떠하랴. 바다에는 폐타이어, 폐자전거, 폐차, 폐 건축자재, 쓰레기더미로 그것 본연의 정화력 아니 바다 자체가 죽어가고 있다. 그래서 매년 적조현상이 일어난다.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싱가포르와 같이 깨끗한 나라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교육열로 보나 경제력으로 보나 우리 민족의 국민수준이 이들 나라들 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인데 왜 그러할까.

소크라테스가 말했듯이 무지(無知)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언급처럼 실천의지에 문제가 있어서인가. 세계 최고의 교육열을 자랑하는 우리 사회를 보면 이는 분명 무지보다는 실천의지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서울의 불꽃축제에서 시민들이 앉았던 자리가 쓰레기로 가득했다. 부산 광안리에서의 불꽃축제는 또한 어떠한가. 서울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필자는 주말이면 울산 근교 산을 오른다. 상쾌한 기분으로 입산하지만 산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 쌓여 있으면 정말 처음의 기분은 없어지고 답답함과 짜증스러움이 함께 밀려온다. 울산 근교에는 1000m이상 되는 명산이 7봉이나 있다. 그런 곳들이 시민들의 쓰레기 불법 투기로 아름다움을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붉은 악마 때의 월드컵 시기나 현재의 금강산 관광에서는 질서를 잘 지키며 쓰레기에 대한 높은 국민의식을 보여주면서 왜 평소에는 그러한 모습일까. 의식만 있고 실천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의식이 없다면 그것을 교육적 방법으로 심어주면 그만이지만 의지의 문제이기에 교육뿐만 아니라 실천할 수밖에 없는 동기부여를 해주어야 한다.

며칠 전 어느 대선 후보가 자신이 당선되면 기초 질서에 대한 확실한 제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이제 도를 넘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얘기일 것이다.

글 모두에서 말했듯이 자신 앞의 식탁위는 웰빙으로 도배를 하면서 그것의 근원인 우리의 금수강산은 철저하게 유린하고 짓밟는다면 우리의 식탁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간다면 웰빙은 수입산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것이라는 명제를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에 '쓰레기 안 버리기'를 새마을 운동과 같은 사회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 끊임없는 계몽과 실천의 강조로 새마을 운동이 성공했듯이 이제 범국민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동팔 (주)울산송정종합조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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