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는 9월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11월초까지 끊임없이 피고 지고를 거듭하는 가을의 대표적인 꽃이다. 너무 흔하여 귀히 여겨지지는 않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을 들판에는 쑥부쟁이가 제일 보기 좋고 아름답다.

 흔히 구절초와 함께 들국화라고도 불리기도 하지만 구절초 입장에서는 자기 이름이 불리기를 원할 것이다. 구절초는 한 그루의 줄기 위에 흰색 꽃을 많아야 서너 개 피우지만 쑥부쟁이는 한 그루에 수십 개의 연보라빛 꽃을 피운다. 때문에 쑥부쟁이 군락지에 다다르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역광에 반사되는 그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설상화(舌狀花)로 연보라색이지만 중앙부의 통상화(筒狀花)는 노란색이다. 두화로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낮은 지대의 약간 습한 풀밭이나 길가 또는 산과 들에서 자란다. 다년초로 근경이 옆으로 길게 자라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는다. 원줄기가 처음 나올 때는 붉은빛이 돌지만 점차 녹색 바탕에 자줏빛을 띤다. 뿌리에 달린 잎은 꽃이 필 때 진다.

 쑥을 캐러간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 죽은 자리에서 핀 꽃이라 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가난한 대장장이가 살고 있었는데 그는 매우 열심히 일을 했지만 항상 먹고 살기도 어려운 처지였다. 이 대장장이의 큰딸은 쑥나물을 좋아하는 동생들을 위해 항상 들이나 산을 돌아다니며 쑥나물을 열심히 뜯었다. 동네사람들은 그녀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네 딸" 이라는 뜻의 쑥부쟁이라 불렀다.

 쑥부쟁이는 멋진 사냥꾼 총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면서 나물을 캐다가 그만 발을 헛디뎌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쑥부쟁이가 죽은 뒤 많은 나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났다. 동네사람들은 쑥부쟁이가 죽어서까지 동생들의 주린 배를 걱정하여 많은 나물이 돋아나게 한 것이라 믿으며 이 꽃을 쑥부쟁이 나물이라 불렀다.

 연한 보라빛 꽃잎과 꽃대의 긴 목 같은 부분은 아직도 옛 청년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쑥부쟁이의 기다림의 표시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꽃말도 "옛사랑, 순정"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