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태안을 향해 출발하는 시간이다. 그 곳은 우리를 무작정 기다리는 건 아닐지라도, 우리는 버스 3대에 노란 조끼의 적십자봉사원과 청소년 적십자 활동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단원들이 나누어 타고 무작정 출발해 본다.

적십자 봉사원들은 평소 봉사에 대한 마음과 행동이 몸에 배어있지만, 고등학교 단원들은 뭔가 하나는 부족한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금세 잊어버리고 태안으로 오로지 하나의 마음으로 가고 있었다.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봉사에 대한 생각들이 어렴풋이나마 본인들의 사명인 것처럼 생각하고 남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청소년적십자라고 부른다. 올해 창립된 지 55년이 되는 해이다. 6·25 동란중인 1953년 4월5일은 헐거벗은 민둥산에 만 그루 나무를 심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4대 활동목표 가운데 봉사라는 모토를 자랑스럽게 실천해온 그들은 스승의 은혜를 알고 '스승의 날'을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청소년 적십자를 거쳐 우리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태안의 봉사활동은 어른이고 학생이고 구별하지 않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밤 11시에 도착해 하루 동안의 긴 여정을 마치고 모두들 제각기 자기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과연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더 많은 단원들의 마음속에는 태안을 바라볼 때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혼자서 되뇌어 보면서 생각해본다.

우리세대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의 자원봉사의 참된 가치는 무엇일까?

입시와 성과 위주의 교육 현실속에 많은 우리 청소년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남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 같다.

아울러 청소년들이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높은 자긍심을 키우고 누군가를 위해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고관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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