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잇단 대북 강경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북미관계와 대북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정세현 통일장관의 북한 생화학무기 발언을 비판하는 것으로 대북정책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려 했으며 민주당은 부시의 대북 강경발언이 이회창 총재의 방미직후 나왔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이총재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변인은 북미긴장과 관련, “이회창 총재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부시행정부의 고위당국자들과 잇따라 만났고, 이후 미국의 일련의 대북 강경발언이 계속되고 있다”며 “먼저 이총재는 당시 면담에서 부시 대통령의 발언요지를 사전에 설명들었는지,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는 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대변인은 이어 “이총재가 햇볕정책을 비판했을뿐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않고 묻지 않았는지 확인해주길 바란다”며 “그리고 잇단 강경발언에 대해 이총재가 일언반구 반응이 없는 데 대한 배경을 설명해주길 요구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이총재가 방미때 한마디 했다고 해서 이렇게 저렇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외교의 기본도 모르는 청맹과니식 발상”이라며 “지금 민주당과 이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야당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모략과 흠집내기가 아니라 자존있는 대북정책을 재수립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정 통일장관 발언과 관련,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심야토론에서 북한의 생화학 무기가 대남공격용이 아닐 것이라고 했는데 과연 그가 엄존하는 북한의 위협을 느끼고 사는 대한민국의 통일장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것이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생각인지,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이뤄진 것인지, 또 그 의미는 무엇인지 국회에서 따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민련 정진석 대변인도 “50년 안보관의 기축을 흔드는 참으로 해괴하고 위험천만한 발상이자 한반도의 안보현실을 망각한 너무도 안이하고 무책임한 망언”이라며 정장관의 사과와 해명을 촉구했다.

 이에대해 민주당 이대변인은 “통일장관 발언의 진의도 파악하려 하지 않은 채 거두절미해 꼬투리를 잡는 한나라당의 태도는 옹졸하고 편협하다”며 “더구나 그 꼬투리를 토대로 대통령을 끌어들이려 하는 시도는 용렬한 정략”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이런 처사는 대북문제에 관해 이렇다할 정책도 대안도 없는 자신들의 실태를 덮으면서 오직 국민 일각의 감성만 자극해 그것을 자산으로 정치를 하려는 시대착오적이고 천박한 방식”이라고 비난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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