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0년 유럽에서 북한측에 의해 납치됐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마쓰키 가오루(피랍당시 26세)씨의 유골이 다른사람의 것으로 판명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이는 납치사건을 둘러싼 책임공방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북·일 관계정상화 논의에 새로운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골의 진위 여부를 조사해 온 도쿄의대 강사는 문제의 유골이 43세에 사망했다는 마쓰키씨보다 20세 정도 연상인 60대 여성의 유골일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에 대해 이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말해 북한에 재조사를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마쓰키씨의 유골은 북한이 2차례 화장을 하는 바람에 DNA 감정이 불가능했고, 따라서 이번 조사는 유골의 턱관절 파편과 마쓰키씨 누나 2명의 턱관절을 X선 사진 비교를 통해 정밀분석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북한측에 따르면 마쓰키씨는 지난 98년 8월 교통사고로 사망해 일단 매장됐으나, 이후 대홍수로 인해 묘가 유실되는 바람에 나중에 유골을 수습해 화장처리했다. 북한측은 또 그의 유골을 북·일 정상회담 개최 발표가 있던 8월 30일 재화장했다.

 마쓰키씨는 구마모토 출신으로 스페인 유학중이던 1980년 북한으로 납치됐었다. 도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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