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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도 이·미용도 배려심이 최우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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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3.13  17: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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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울산미용직업전문학교 이·미용 봉사


사회 첫 발 앞서 마음을 읽고 서비스하는 법 배워
정성 쏟은 만큼 기뻐할 땐 말로 설명 못할 보람도
실습차원 넘어 취·창업 후에도 봉사 손길 이어져



"미용 기술뿐만 아니라 봉사하는 즐거움도 배워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울산미용직업전문학교(교장 김순희) 학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어디론가 향한다. 자신들의 분신과도 같은 가위와 빗을 챙겨 찾아가는 곳은 바로 사회복지시설과 대학병원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5명씩 짝을 지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나 대학병원 환자, 장애인들의 머리를 정성스레 손질한다.

울산미용직업전문학교에서는 머리 깎는 법이나 파마하는 법 외에 봉사하는 즐거움까지 함께 가르치고 있다. 2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미용 기술을 배우기 위해 이 곳을 찾고 있다. 지난 1998년 개원부터 시작한 이·미용 봉사활동은 2004년 봉사 대상자를 넓히고 졸업생들과도 연계하면서 더욱 활발해졌다.

김경연 사무장은 "이·미용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 만족을 줘야 하는 서비스업인데 봉사활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학생들이 실습의 기회로 여기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취업하거나 창업한 뒤에도 봉사활동을 이어갈 만큼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43기를 배출한 울산미용직업전문학교는 울산지역 곳곳에 약 1000여명의 학생들이 일하고 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학교와 연계하거나 기수별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경(여·39)씨는 2006년 학원에서 수업을 받으며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해 지금은 그 재미에 푹 빠졌다. 그러나 이씨의 첫 봉사활동 경험은 쓰렸다.

이씨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할머니라 단정하고 관리하기 쉽게 머리를 짧게 깎아드렸는데 왠지 섭섭해 하셨다"며 "예전 사람이고 여자인지라 긴 머리를 좋아하시는데 여건상 늘 남자보다도 더 짧게 깎아드려야 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보통 한 번 봉사활동을 나가면 한 사람당 6명에서 많게는 10명의 머리를 손질한다. 하루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파마나 가위 손질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이는 학생들을 알기 때문인지 가는 곳마다 이 곳 학생들은 늘 환영받는다.

봉사활동을 나가는 학생들은 모두 머리 손질이 다 끝나고 난 뒤 노인이나 환자들이 거울을 봤을 때 예쁘고 멋진 모습만 보여주고픈 욕심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김경연 사무장은 이런 학생들의 욕심이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장은 "봉사활동에는 분명 교육의 목적이 있다"며 "그러나 그 것이 학생들의 미용 기술만 향상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배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울산미용직업전문학교 학생들은 5개월의 교육기간 중 꼭 봉사활동을 해야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과 과정 중 고급과정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대부분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초보 딱지는 뗀 셈이지만 그래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 까봐 마음 졸이는 경우가 많다.

이선희(여·39)씨는 "처음 봉사활동을 나갔을 때는 한 쪽 머리를 더 자르는 등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었다"며 "그럴 때마다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괜찮다고 위로해 줘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울산대학교 병원에서 한 암환자의 머리를 손질했을 때를 기억에 남는 일로 꼽았다.

"머리카락을 빗으면 한 웅큼씩 떨어지는 환자들을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는 이씨는 "그래도 가족이나 환자들이 고맙다며 음료수를 건네주기라도 하면 말로는 설명 못할 보람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만약 미용 기술이 없었다면 이들은 절대 이런 봉사활동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봉사활동에 서툴렀던 이들은 더 많은 미용 기술을 습득할 수록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나누는 즐거움도 배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미용직업전문학교는 앞으로 학생들이 저소득가구 청소년, 장애인 등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봉사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일년 내내 쉬는 날 없이 정해진 날에 봉사활동을 가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학교 학생이 모자라 선생님까지 총출동 될 때도 있다.


홍은행기자 redbank@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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