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문화·예술이 만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시작된 울산시의 메세나 운동이 지난해 시도됐다.

기업의 사회 공헌의 의미를 넘어 지역 사랑으로 확대되면서 지금은 5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또한 이로 인해 지역 공연단체들의 공연활동도 눈에 띄게 늘어나게 되었다. 정말 의미 깊고 바람직한 현상이다.

여기에다 우리 울산의 문화발전을 위해 한 가지 덧붙이면 어떨까?

사실 각종 공연의 횟수는 크게 늘어났지만, 이를 즐기는 관람객의 수는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다. 이는 공연 자체의 질이나 홍보·마케팅의 미숙함 등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주된 요인 중의 하나는 바로 지역의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 탓이라고 볼 수 있겠다.

공연을 기획 및 제작하는 단체들은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을 당연히 해야 하겠지만, 사실 이들 단체들이 공연을 향유할 문화시민을 한순간에 만들어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문화시민은 오랜 기간의 교육과 개인의 취미, 흥미, 필요 등에 의하여 서서히 형성된다. 따라서 지금 모든 문화·예술 장르의 관람객이 대폭 증가하기를 바라는 것은 요원하다.

그렇다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시민들이 좀더 부담 없이 공연장 문턱을 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바로 '문화접대비'이다.

문화접대비제도는 '문화예술 신규 수요 창출을 통한 문화예술서비스산업 지원 육성 및 건전한 접대문화 조성'을 위해 지난 해 9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매년 5조원에 육박하는 기업접대비 지출의 사회적 효용성을 감안하여 기업의 총 접대비 지출액 중 문화접대비 지출액이 3%를 넘으면 접대비 한도액의 10%까지 추가로 손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세제지원 제도이기도 하다.

기업은 문화접대비제도를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경영'을 할 수 있다. 전시 및 공연 입장권, 스포츠경기 관람권 등을 고객에게 접대용으로 나눠주면서 브랜드와 기업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비용을 손비로 인정받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음악회 관람권 한 장이, 고객의 소중한 추억이 되어 그 가족들까지도 기업을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이 문화접대비는 음성적 향락문화로 소비되어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높여주고 지역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효과를 창출해 냄으로써 시민과 기업, 사회를 모두 함께 이롭게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마케팅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우리사회의 접대문화를 건강하게 가꾸고 문화예술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쓰면 쓸수록 기업과 고객, 사회 모두를 행복하게 가꿀 수 있다.

손종학 울산문예회관 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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