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선생에게.

엊그제 매화가 예쁘다 싶더니 오늘은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렸네. 교정 한 구석에도 목련이랑 산수유가 꽃을 피웠다는 소리를 풍문으로나마 들었네. 잘 계시는가. 오랜만에 선생의 글을 받아보고 많은 생각을 하였네. 더구나 답장이란 걸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고 있으니 당황해할지도 모르겠네. 선생의 편지가 어차피 개인적인 안부의 글이 아니라 오랫동안 교육계에 몸담아 왔으며 누구보다 울산 교육을 걱정하고 헌신하여 온 선생의 안타까움과 하소연이었고, 그 답장이라는 것도 우리 교육의 현실을 우리 둘만이 아니라 다 같이 한번 생각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여 양해도 없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네. 너그러이 이해바라네.

K선생.

선생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우리 교육 현장이 너무 황폐화되고 있다는 것에 많은 우려를 하였네. 때로는 교육 정책의 문제로, 때로는 정치적인 이유로 가장 권위 있고 존중받아야 할 교육 현장이 너무 쉽게 휘둘리는 것에 대해 참으로 많이 안타까워하였네. 더구나 지난 몇 년 동안 우리 교육계는 수장의 부재로 인해 얼마나 많은 손실이 있었던가. 방향이 없는 교육 목표와 관리 시스템의 부재는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였네. 선장 없는 배가 망망대해를 헤매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것은 1만여 명에 이르는 우리 교육 가족만의 손실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가 함께 받은 피해였네. 며칠 전에 실시했던 전국 학력평가에서 울산이 전국 꼴찌였다는 사실은 이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아니겠나.

K선생.

작년 말에 첫 시민 직선으로 선출된 김상만 교육감이 부임하고 울산 교육은 지난 2년여에 이르는 동안 울산교육 수장의 부재로 인해 정리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준비하고 추진하는 일에 매진하여 왔었네.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였으며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중장기 실천과제들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준비들을 하여 왔고 박력 있게 추진하고 머지않아 눈에 보이게 달라질 것이라 믿으며 든든하기 한이 없다네.

그런데, 다시금 울산 교육이 위태롭다는 얘기를 들리고 있지만 죄를 판단하는 것은 법이 하는 일이라 법에는 문외한인 내가 뭐라 말할 순 없지만 교육계의 원로라는 소리를 듣는 한사람으로서 지금의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우리교육 가족은 물론, 시민과 경제계 행정계 법조계 등 모든 분들이 한마음으로 며칠전 시원하게 뚫린 가지산 터널처럼 발전적 울산교육으로 비약되기를 기원하고 싶다네.

또한 선생과 같은 열정을 지닌 사람이 있는 한 우리 울산 교육도 언젠가는 타 지역에서 부러워할 만한 도시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믿고 싶네. 국립 대학교, 외국어고등학교, 인성교육, 학력향상 등 울산 교육이 나아갈 청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린다네. 탈바꿈하고 있는 울산 교육에 대해서는 나도 선생의 심정과 마찬가지로 2008년 새봄과 함께 울산 교육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하네. 꼭 그렇게 될 것일세. 더불어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교육 가족의 의연한 모습을 기대하네. 선생의 건승을 기원하며 울산 교육에도 봄 향기가 넘치길 바라며.

박봉태 울산교육삼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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