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성희롱 아닌가요' 하루 일과 중 학교식당에서의 점심시간은 면대면으로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디지털시대의 업무란 전자 문자로 대부분 해결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대화로 친밀감을 가지기란 더욱 쉽지 않다. 휴게실의 문화, 학교 식당운영으로 인한 삼삼오오 학교촌의 외식문화는 옛 추억의 이야기로 퇴색 되고 있다. 그러한 점심시간 함께 자리한 남녀 선생님들 중 누군가가 한 주제를 말하면 이어지기 마련이다.

한 남선생님이 여선생님들께 '이것도 성희롱이 아닌가요?'라며 화제를 던지면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오고가나 명확한 답은 내리지 못하고 일어선다. 이런 말은 어떤 장소에서든지 상·하간을 막론하고 자주 거론되곤 한다. 성적인 언행이나 태도로 여겨지면 혼돈스러워 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성희롱은 업무상 상ㆍ하 간에 놓인 수직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성적 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직장성희롱 성희롱예방 교육이 정착됨에 따라 성희롱에 대한 민감성은 높아지고 있다. 회식자리에서도 스스로 선택되는 자기 결정에 의한 행동은 문제 되지 않는다. 잘못하면 회식자리를 같이하는 그 자체가 문제처럼 여겨지나 그 속에 작용되는 권력이 가미된 성 선택권의 오류인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성이 가정에서는 가부장적인 위치에서와는 다르게 사회에서는 오락적인 또는 상품화되어 있는 남성 이중적인 우리 성문화로 인해 직장성희롱 예방 교육 내용에 될 수 있으면 회식자리나 2차 3차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것이지 그것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그러나 바람직한 성문화가 정착될 때, 직장성희롱 예방 교육이 다른 이름의 연수로 변해지지 않을까 한다.

남녀 성 심리 차이를 수업 한 후 한 남학생의 질문이다. 좋아하게 되어 그냥 있으면 안되는 줄알고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스킨 십을 했더니 여학생이 그 다음부터는 만나지 말자고 한다는 것이다. '남녀의 성 심리는 차이가 있단다. 그래서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같다고 착각하는데서 오는 문제이지. 성 선택은 남에 의해서 선택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본인에 의해 이루어져야 바람직한 것이야.' 그러나 우리는 자주 혼돈한다. 그러면 상대방의 성적결정은 누가 하는가? 물건도 남의 물건을 함부로 다루지 않음을 안다. 그러나 하물며 인간의 성은 남이 함부로 선택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아울러 성교육 시간에 놓칠 수 없는 부분은 성에 대한 가치관이다. 쾌락 이전에 생명을 본질로 하고 있다고. 이 부분은 자기 존재감이나 자기 성에 대한 정체감을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다. 성이 쾌락이 목적이 될 때 성폭력, 십대 임신, 10대 에이즈 등의 청소년 성문제가 따르는 것이다. 무엇을 가치로 둘 것인가 하는 가치관 교육이야 말로 학교 성교육에서 기초로 다루어져야 하는 부분이다.

얼마 전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이스라엘의 대통령도 성문제로 사표를 내놓은 사례가 있었다. 아무리 훌륭한 사회의 우상이 된다 해도 성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면 진정한 자아성취라고 볼 수 없다.성문제? 그 핵심은 성적 결정권의 주인은 누구인가 하는것이다. 스스로 선택하는 성이 될 때 아름답고 건강한 성이 되는 것이다.

강미옥 학성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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