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설렘이었고 길 위의 마침표는 감사함이었다. 소명으로 알고 살아온 37년 세월의 교단에 마침표를 찍고 보니 교육은 자연의 섭리를 기초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든다.

지식과 열정과 경험은 온전한 교육자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교육자의 자세는 거센 바람에 꺾이지 않는, 휘더라도 바로 서는 대나무의 특성과 닮아야 했었다.

교육에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이런 감동을 주는 요소는 몇 가지가 있다. 지식과 열정과 경험이다. 정확한 지식이 없으면 바른 이론을 세우지 못하며 열정이 없으면 교육에 접근 하지를 못한다.

마지막으로 경륜이다. 공자는 15세에 학문의 길을 걸어 지우학, 30세에 뜻을 세워 이립, 40에 불혹을 만나 50에 세상의 이치를 알 듯한 지천명, 벌써 60 이순에 이르러 말하지 않는 것도 무엇을 말하는지 다 알게 되니 이제야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년퇴임을 하였다.

그러나 속단할 것은 아니다. 곧 종순에 다다를 때는 맘먹은 대로 행하여도 법에 어긋남이 없다 하였거늘 끊임없는 성찰의 길을 가야 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람직한 우상이 없어 쓸쓸해 한다. 감동이 없다는 얘기다. 법정 스님은 이를 영혼의 울림이 없다고 표현했다. 우리들에게 이런 자연의 순리인 삶의 향기가 우상이 된다면 외롭거나 쓸쓸함은 덜 할 것이다.

이제는 자연인으로 돌아가 주어지는 시간을 보람되게 아껴 쓰려고 한다. 그동안 교육가족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격려와 용기를 주시고 베풀어 주신 그 은혜 다 갚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마음 무거울 뿐이다.

그러나 다시 떠나는 이 길이 외롭고 지칠 땐 많은 교육 가족 여러분의 따뜻했던 정이 고향마을의 냇물소리가 되어 가슴 적셔 줄 것이다. 다시 나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니 '교육은 감동'이며 '영혼의 울림'이 있어야 한다.

그 왕도는 자연의 섭리를 저버리지 않음이었다.

이동웅 전 울산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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