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은 각종 일반화물, 컨테이너화물, 자동차, 조선, 케미컬화물을 취급하는 대한민국 최대의 산업항이며, 최대의 액체화물 항으로서 만(灣)이 길어 방파제 없이도 바람이나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고 조수 간만의 차도 거의 없는 천혜의 자연 항만이다.

또 울산지역은 물론 인근 경주, 대구, 구미 지역의 산업 기자재 수송까지 담당하는 우리 국토의 동남권 산업 전략 항만이다. 선박의 동시 접안 능력 70여척, 연간 하역 능력은 209만9000곘으로 울산항 전체 능력 중 84%를 차지하는 환동해권 핵심 물류 전진기지로써 처리 물동량 기준으로 국내 3위, 세계적으로도 14위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중요한 항만이다.

이런 울산항에 울산시가 본항 9부두와 염포부두를 가로지르는 울산대교 건설을 추진 중이다. 울산 본항은 울산항의 가장 중요한 항만으로 일일 평균 60여척의 선박이 24시간 드나들고 있으며, 특히 통항 선박의 62%가 위험물 운송 선박이다. 최근에는 선박이 대형화 되는 추세에 있는 상황에서 울산대교의 건설은 신중하게 검토되고 추진돼야 할 사항이다.

울산대교가 건설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문제점은 해상수로를 24시간 수시로 입·출항 하는 선박의 안전문제다. 교각 부근을 피해 선박을 선회하거나 태풍시 피항 하므로 다른 선박의 입항 구역 축소를 발생시키고, 태풍 등 악천후로 제어할 수 없는 상황 발생시 선박의 교각 충돌사고, 위험물 적재선박의 폭발사고도 배제할 수 없다. 울산대교 건설로 인해 대형선박의 입·출항에 지장이 발생한다면 울산 본항은 사항(死港)으로 전락할 것이고 이는 울산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교건설에 따라 선박 교행 제한, 선박 운항의 안정성 저하, 야간 선박 입출항 제한 등으로 체선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10시간 선박 체선이 발생할 경우 체선 비용은 대교건설 공사 중 연간 279억원, 공사 후 연간 235억원이 각각 발생된다고 한다.

또 체선에 따른 체화 비용이 발생하는데 2005년 울산 본항에서 처리한 화물은 약 2800만곘(산화물 330만곘, 일반화물 1800만곘, 액체화물 430만곘, 컨테이너화물 160만곘)을 기준으로 화물의 품목별 시간당 기회비용을 적용해 체화비용 민감도를 분석한 결과 1시간 체화시 연간 2억8000만원 비용이 발생하며, 6시간 체화시 16억원, 12시간 체화시 33억원의 체화비용이 발생된다고 한다.

여기에 물량 감소에 따른 항만 재정 수입 손실, 항만물류 관련 업체의 영업 손실 규모까지 계산할 때 그 손실 규모는 엄청나게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울산대교 건설 사업 기간이 20년일 경우 총 손실비용은 약 2조원 규모다.

물류비 증가에 따른 항만 이용자들의 이용 기피로 울산항의 경쟁력 약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계량화가 불가능한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그 손실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본다면 울산대교의 건설은 타당성이 없고 다른 대안이 검토 돼야 한다고 판단된다. 울산대교 건설은 울산항을 이용하는 관련 업체에서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으로 보는 견해가 대다수로 울산항 발전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울산시에서 추구하는 남구와 동구간 광역 교통망을 신설하고 지역 균형 발전 및 산업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서는 교량의 건설이 필요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현재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서고 있는 울산항이 장래 울산지역 경제발전을 이끌어 갈 성장 동력산업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울산항이 동북아 최대의 액체화물 중심항과 핵심물류 허브항으로 발전하는 데 울산대교 건설이 걸림돌로 작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희철 울산항운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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