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의회 의원 10명과 공무원 3명이 6박7일간의 일정으로 터키, 그리스, 이집트 등 연수를 다녀왔다.

내심 총선의 피로한 심신을 달랜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지중해를 둘러싼 연안국가들의 문화재 보존상태와 연관된 관광산업을 연구해 울주군의 영남알프스와 반구대 암각화 등의 탁월한 문화유산을 미래형산업으로 접목시킨다는 책임감과 포부가 더 컸다.

4월11일 인천을 출발했다. 11시간 이상의 비행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녁 무렵 터키에 도착했다. 인구 7300만의 터키인구 가운데 740만명이 이스탄불에 집중돼 있다. 로마제국, 비잔틴 제국, 그리고 오스만시대 황제가 사는 궁전이 있는 터키의 심장부는 수도 앙카라가 아닌 이스탄불이었다.

이 지역은 동서문화의 교역중심지였다. 특히 성소피아 성당은 이스탄불의 핵심 그 자체이다. 이스탄불 기행의 대부분은 거대하면서도 오래된 유적지를 살펴보고 유럽의 역사까지 되짚어 보는 것이다.

예레바탄 지하저수지, 성소피아 성당과 마주 지어져 경쟁하듯 서 있는 술탄 아흐멧 사원,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해서 지은 돌마바흐체 궁전 등은 역사를 관광자원화 한 터키인의 지혜를 읽을 수 있었다. 특히 대리석으로 지어진 터키의 건축물들은 목조건물 중심의 국내 유적지에 비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이틀간의 터키 일정을 뒤로하고 신화와 역사의 나라인 그리스로 이동했다. 1시간30분의 비행 뒤 도착한 아테네는 우리나라 행동양식인 '빨리빨리'와 달리 '시가시가(천천히)'로 대변된다. 의료보험이나 교육정책 등 사회보장시설이나 프로그램이 잘돼있어 열심히 일해야 할 이유나 개연성이 적음이 첫번째 이유라고 한다.

한국교민은 불과 250여명 안팎이라고 하지만 거리에는 우리나라 차들이 꽤 많았다. 특히, 경전철은 우리나라 회사가 만든 제품으로 품질이나 디자인 등 현지인들에게 상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리스는 조상을 잘 둔 덕택에 문화유적 등의 관광수입으로 나라를 이끌어 갈 뿐 기술력은 우리보다 10년은 뒤진다고 한다.

시청은 작은 규모에 공무원들은 퉁명스러웠다. 이 역시 사회보장제도나 '시가시가'라는 그리스인 특유의 의식구조 때문이라고 한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고적 1호이자 그리스 고적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파르테논 신전의 왼쪽에는 에렉티온 신전이 있는데 6명의 소녀상이 특징적이었다. 6명의 소녀상 중 2번째의 아름다운 소녀상은 미국 자유의 여신상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한다. 피레우스 항구에서 1시간30분이나 걸려 도착한 '애기나 섬'은 크게 볼거리와 먹을거리는 없었지만 자연과 조화된 그 아름다움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문화관광자원 개발의 모티브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이집트를 방문하기 위해 일행은 공항서 8시간을 기다렸다. 이집트는 한국의 1960년대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무질서한 거리, '1달러!'를 외치는 검은 얼굴의 아이들, 공사중인 건물에서 사는 것이 당연한 이집트인들의 모습이 측은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문화유적만은 달랐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둘러봤다. 엄청난 높이의 피라미드 내부는 열기와 폐쇄의 두려움으로 둘러보지 못한게 아쉬웠다. 이집트 고대문화 유적의 보고인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은 영국 대영박물관에 있는 로제타화석의 사본에서부터, 미이라 제작 과정과 모습, 어린 투탕카멘의 일대기가 잘 나타나 있는 부장품들로 화려하면서도 정교한 고대 이집트 인들의 종교와 미에 대한 탁월한 의지와 섬세함이 돋보였다.

짧은 기간동안 많은 것을 보기위한 빠듯한 일정으로 고단하기도 했지만 지중해 3개국의 문화관광자원의 양태를 꼼꼼히 살피기 위한 우리 의원들의 열정만은 뜨거웠다. 이번 연수의 견문을 바탕으로 울주군의 잠재된 자연과 관광자원의 개발 필요성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을 느꼈다.

이몽원 울주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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