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에서 20일까지 3일동안 호주의 캐언즈에서 제24회 PAPE환태평양지역 사립학교 관계자(Pan-Pacific Association of prirate School Education) 연차 총회가 있었다. 각국의 사립중등학교장이 참가하는 회의로 필자는 한국대표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이 총회의 주제는 "호주의 교육과 아세아 교육의 차이점 탐색"(Exploring Differences:Australian and Asian Education)이었고 각국 대표의 발표로 이어졌다. 그 중에서 호주와 태국의 중등학교 사례가 우리나라 현장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호주 교육의 좌우명(MOTTO)은 "우리는 다르게 생각한다"였다. 학생 개개인이 다르게 생각하도록 도와주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호주의 중등교육은 개인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개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데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지식 정보화시대의 산업구조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가 아니고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인 점을 감안할 때 이 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육성하는데 아주 적합한 좌우명이라 생각된다. 미국의 럭커대학에서 최근 한국 학생을 여러명 지도한 경험이 있는 어느 교수가 평가했던 한국 학생에 대한 지적은 우리로 하여금 호주 교육의 이 좌우명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한다.

 "한국 학생들은 우수합니다. 준비도 잘 되어 있고요. 그런데 너무 똑 같아요. 능력과 생각이 대동소이하고 연구성과도 대충 예측가능할 정도입니다. 반면에 미국 학생들은 각자 특성과 장기가 뚜렷하죠. 이 특성이 발휘되면 가끔 깜짝 놀랄 결과를 내곤 합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입시교육에 치중해서 시대변화에 대응하는 교육과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육성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또는 교육의 수월성 보다는 평등성에, 다양성 보다는 획일성에 더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닌지 되돌아 보아야 하며 시대변화에 앞서가는 교육으로 계속 변화를 시도해 가야할 것이다.

 우리의 교육제도가 호주에 비해서도 지나치게 관선적이고 중앙집권적이며 획일적인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도 있다. 다원적 사회에 걸맞게 지방자치단체와 단위학교에 자율성을 대폭 위임하여 교육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하여 학교 차원의 특성화된 모형에 따라 학교가 운영되는 제도로의 변화가 시급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립학교부터 사립학교답게 육성하는 것이 더 빠르고 손쉬운 방법이라 생각한다. 사학은 어디까지나 각기 다양한 건학이념의 특수성에 의하여 설립의 근거를 지니고 있고 그 건학이념의 실현과 존립을 위하여 독창적인 모형을 개발하고 실천하는데 심혈을 기울일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태국 대표는 경제적으로 후발국가인 태국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위해서 특히 영어와 수학과목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교육하고 있다고 했다. 사고력과 분석력, 비판력 등의 고등정신 능력을 신장하고 과학기술분야의 진흥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리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한 세계화와 국제와 시대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언어소통 능력을 신장시켜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현재 태국의 중등학교에서는 한학기동안 보통 7내지 8개 과목을 이수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대체로 5개 과목정도는 영어로 수업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고 많은 학교에서 그렇게 실시하여 학생들의 영어구사 능력이 많이 향상되고 있다는 발표에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우리는 아직도 영어수업 마저도 영어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단계에 있지 않은가? 물론 대학입시를 준비하는데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 문제가 된다는 지적도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어서도 안될 것이다. 세계가 급속도로 변화해가는 시대에 우리가 언제까지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하지 않아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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