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화 요구에도 "인근보다 높아서…" 불가 입장

2년전에도 반대 시교육청
"5년간 학습장 기능 중단"

울산시민과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사랑을 받아오던 울산 들꽃학습원이 사라질 위기에 봉착했다. 현재의 개발계획대로 라면 들꽃학습원은 '울산 다운2지구 국민임대주택단지'에 지금의 자리를 내주고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들꽃학습원은 지난 2001년 문을 연 뒤 울산의 자연 생태체험 학습장소로 시민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대구와 부산 등 울산 인근 지역 학생들의 자연교육 공간과 외지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 울산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들꽃학습원을 시민들의 소중한 자연생태교육 자산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위기의 들꽃학습원에 대한 현황과 대책, 시민반응 등을 세 차례에 걸쳐 진단해 본다.

울산 들꽃학습원은 개원 이후 매년 20만명 이상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 시민 등이 찾는 울산 유일의 자연생태 학습공간이다. 이 곳은 교사들의 교재식물에 대한 연수, 학생들에게는 우리 꽃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자연생태 학습, 시민들에게는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주택공사는 개발 지구의 정중앙에 위치한 들꽃학습원을 이전하지 않고서는 '울산 다운2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때문에 주공은 들꽃학습원 이전을 전제로 이미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했다.

또 주공은 들꽃학습원이 자리잡은 현 부지가 인근 지역보다 땅 높이가 높아 현 위치에 공원화하는 방안도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주공은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 산 25번지 일대 3만5000여㎡에 들꽃학습원을 이전하는 내부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대한주택공사 택지개발처 신동하 담당자는 "지난 2006년부터 들꽃학습원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검토과정을 거쳤으나 이전 이외에는 별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결론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개발사업은 들꽃학습원 이전을 기정사실화 한 채로 진행될 전망이다.

들꽃학습원에 위기가 찾아 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6년 대한주택공사는 '다운·서사 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을 위해 울주군 범서읍 서사리 115번지 일대 3만165㎡를 들꽃학습원 이전 장소로 제안했다. 당시 주공은 국민임대주택단지 예정지구 지정을 위해 울산시, 중구청, 울주군 등과 의견조회 과정을 거치며 울산시교육청에 들꽃학습원 이전을 타진했다.

당시 울산시교육청은 들꽃학습원 이전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시교육청이 내건 반대이유는 이전 예정지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수목 이식 특성상 5년 가량 생태 학습장소로서의 기능이 중단되는 점을 들었다. 특히 들꽃학습원의 자랑거리인 80년 이상된 왕벗나무는 이식 후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시교육청은 이전 예정지는 생태학상 상록활엽수 서식지로 부적합하다는 점도 설명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이 같은 반대논리와 함께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자연생태교육 자산임을 강조하며 전체 시민이 현 위치에서 활용 가능한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박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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