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낙동강 유역외 지역…물배분땐 2순위 전락
대운하 건설·장기 가뭄 발생땐 원수 공급 불가능해
권역별 소규모댐·정수장 건설 타당성 검토·추진을

울산의 상수도 역사는 맑은 물 확보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 아니다. 시승격 이후 25년의 진통끝에 식수전용댐 회야댐을 확보했다. 그 이후 다시 20여년의 산고끝에 공업용수댐인 사연댐의 식수전환과 추가로 식수전용 대곡댐을 확보하게 된다.

최근에는 낙동강의 대운하 건설로 회야댐으로 들여오는 상수원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고, 시민들의 맑은물 공급 욕구가 늘어나면서 추가적인 자체 수원 확보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울산의 맑은물 확보를 위한 고난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울산 출범 50여년이 다되도록 미래 후손들이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맑고 깨끗한 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맑은물 확보를 향한 험난한 여정

울산에 처음 상수도가 공급된 것은 1934년 12월 당시 울산읍 우정동에 우정정수장(일 1000곘)이 가동된 이후부터다. 하지만 자체적인 생활용수댐을 처음 확보한 것은 62년 울산출범 이후 25년이 지난 1986년 청량면과 웅촌면 일원에 회야댐(하루 12만곘)을 완공하면서 부터다. 공업용수댐은 선암댐(64년 준공), 사연댐(65년 완공), 대암댐(69년 완공) 등 3개나 있었지만, 먹는물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 것이다.

회야댐은 신흥 공업도시 울산의 인구 급증에 따른 맑은 물 공급의 필요성에 의해 건립됐지만 입지적인면에서는 태생적으로 오염의 한계를 안고 출범했다. 상류의 양산 웅산 소주주남공단에 200여개 남짓한 기업체가 이미 들어선 상태였고 축산폐수의 오염도 심각했다. 86~87년 당시 댐 상류 양산지역 오염도는 BOD 300ppm까지 상승했다. 회야댐에 들여오는 낙동강(원동취수장)의 원수 수질 오염도 계속 나빠졌다.

설상가상으로, 회야댐 상류인 울산 웅촌지역도 91년 12월 자연환경보전지구에서 전격 해제됐다. 회야댐의 오염은 이미 예견된 수순으로 치달아, 장래에는 식수댐의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조성됐다.

91년 낙동강 페놀사건이 터지면서 울산의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낙동강과 회야댐의 수질악화에 대비해 사연댐의 식수전환 및 대곡댐 건립(울산권 광역상수도사업)을 요구했다. 시민서명운동이 전개됐다.

정부는 울산시민들의 비등한 여론과 93년 사상 유래없는 가뭄까지 겹치자 94년 사연댐의 식수전환 및 식수전용 대곡댐 건립계획을 전격 확정했다. 95년 대곡댐 착공까지는 산통이 이어졌다. 대곡댐 건립의 대안으로 사연댐 승고안이 제기돼 댐 상류주민들의 고속도로 점거농성 사태가 발생했고, 수량의 적정성 논란으로 감사원 감사까지 진행됐다.

울산은 대곡댐(일 9만곘)이 착공 10년만인 2005년 6월 완공되고, 사연댐의 식수전환(일 13만곘)이 이뤄지면서 기존의 회야댐(일 13만곘)과 함께 총 45만곘의 자체 상수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상수원 확보 무엇이 문제

울산은 오는 2020년까지 중장기적인 물관리정책에는 문제가 없다. 정수처리시설도 회야댐 계통 27만곘, 천상정수장 계통 22만곘, 천상고도정수장 5만곘 등 54만곘 공급이 가능하다.

문제는 회야댐 수질이 상류지역 개발로 계속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여름 장마철과 가을철을 제외하고는 낙동강에서 하루 평균 13만~14만곘의 낙동강물을 사와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낙동강 원수의 경우 대운하 건설시 완벽한 오염대책을 세우더라도 수질오염이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혹서와 혹한이 극과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낙동강 유역에 장기간 가뭄이 발생한다면 울산이 충분한 물량을 배분받는 것도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울산은 낙동강 수계가 아닌 유역외지역이어서 물 배분시 2순위 지자체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입지적인 태생적 한계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식 울산과학대 교수는 "울산은 낙동강 원수 대신 먹는 식수만이라로 자체수원으로 확보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소규모 댐 건립과 대암댐의 식수전환(일 5만곘 확보 가능), 밀양댐 용수(수리권)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특히 "경제성을 이유로 수도정비계획에서 배제된 소규모댐 건설 타당성을 다시 검토해 경제성 있는 곳 부터 우선 추진해야 한다"면서 "온양, 온산, 청량, 강동 등 권역별로 삼광댐, 대운댐, 신명댐, 방방댐 등의 소규모 댐과 정수장을 지어 해당 지역에 공급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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