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상수도는 일제시대인 1934년 12월20일 태화강 물을 취수하는 우정정수장이 준공돼 1000곘/일의 물을 5500명의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래 70여년이 지난 2008년 현재 급수인구는 약 104만명, 시설 용량은 일 55만곘으로 어느덧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현재 확보하고 있는 울산시 상수도 시설용량 55만곘/일 중에서 낙동강 원수가 약 38%를 차지하고 있고, 하루 평균 생산량 중에서 원수의 수질이 나빠 약 40% 가까이를 고도정수처리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에서 자체수원이 부족해 의존하고 있는 낙동강 물은 계절에 따라서 BOD 3급수 이상의 수질을 보이고 있다. 91년 페놀 유출사태에 연이은 각종 수질오염사고, 각 전문 연구기관들에 의한 각종 유해물질과 바이러스 검출 발표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고,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점점 안정적인 취수량 확보의 가능성도 저하되고 있다.

또한 중앙 정부와 경남·북의 광역지자체에서 강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는 낙동강 운하가 건설되면 난분해성 유기물질의 증가와 추가적인 수질오염, 그리고 기름 유출사고 등의 가능성이 증가돼 불가피하게 손쉬운 표류수를 취수하지 못하고 강변여과 시설을 설치해 취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추가시설비, 유지운영 관리비 등의 막대한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해 9월 이후 낙동강 유입수를 거의 받지 않고 사연댐, 대곡댐, 희야댐 등에서 확보한 자체수원 34만곘/일 중에서 평균 약 33만곘/일을 생산해 시민들의 상수도 수요량을 충족시키고 있다.

울산시는 그동안의 수량공급 위주의 안이한 정책에서 벗어나서 상대적으로 수질이 나쁜 낙동강 원수를 가급적으로 배제하고 소규모 청정 식수댐 및 대체 상수원을 추가로 개발해 수질 위주의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생산해 시민들에게 공급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으로 발상을 전환, 상수도 정책을 새롭게 수립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판단된다.

2020년 기준 1인 1일 평균급수량 340ℓ, 급수인구 132만9000명을 채택하면 울산의 상수도 수요량은 약 45만곘/일이고 현재 자체식수원 확보량이 약 34만곘/일 이기 때문에 추가로 약 11만곘/일의 깨끗한 대체식수원을 확보하면 낙동강원수를 완전 배제하더라도 2020년 이후 까지 울산시 상수도수요량의 충족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족량 11만곘/일은 우선 한국수자원공사와 협의해 대암댐 식수전환으로 6만곘/일, 그리고 삼광댐(3.4만곘/일), 대운댐(1.7만곘/일), 신명댐(3.2만곘/일) 등의 소규모 식수댐건설 대안중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해 경제성이 있는 곳부터 우선적으로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에 의하면 밀양댐의 가능생산량 17만4000곘/일 중에서 밀양계통에 7만곘/일을 2009년까지, 양산계통에 8만곘/일을 2011년까지 공급하기로 배분되어 있으나, 밀양시와 양산시의 이용률이 저조해 현재 여유물량이 약 11만곘/일 있다고 한다. 울산은 밀양댐 유역면적의 약 30%를 점유해 수리권을 주장할 명분이 있는 만큼 울산시는 밀양계통의 용량배분 합의년도가 끝나는 2009년부터 한국수자원공사와 현재 여유물량 확보를 위해 적극 협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자원공사에서 2007년 12월에 용역발주 한 '낙동강하류 연안지역 청정수원 확보방안 수립조사용역'에 기존 밀양댐 하류지역에 소규모 식수원전용인 밀양제2댐(16만곘/일)의 건설이 검토되고, '울산지역 청정수원 확보를 위한 신규 수원확보방안 검토' 라는 과업내용도 포함돼 있어 조사용역 단계에서 부터 울산시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수자원공사와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 용량배분의 요구를 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수식 울산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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