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61.5% "식수로 부적합" 평가 … 요금은 전국 최고
막연한 불안감·냄새·수도관 부식 우려등 불신만 쌓여
특별·자체감시 90개 항목 추가·공개 안전한 물 제공을

울산의 가정용 수도요금은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2007년말 울산의 수도요금은 t당 774.3원이다. 서울(515원), 부산(644원), 대구(495원), 인천(598원), 광주(526원), 대전(454원)보다 곘당 200~300원가량 비싸다.

울산의 가정용 수돗물값이 비싼 이유는 수자원공사에서 건립한 광역상수도에서 구입해 원수단가(곘당 213원)가 크게 높고, 95년 울산시와 울주군의 도·농통합이후 정수장 신·증설 등 수도시설이 대거 확충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울산의 수돗물값이 비싼 만큼 시민들은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먹고 있는가.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수질연구소가 지난 2006년 실시한 시민의식조사에서도 울산시민의 61.5%가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데'부적합하다'고 응답했다. 시민의 61.7%는 수돗물을 정수기로 걸러 마시며, 20.5%는 수돗물을 끓여서 음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시민은 2명(2.0%)에 불과했다.

시민들은 수돗물을 불신하는 이유로 '막연한 불안감' '냄새' '수도관 부식으로 인한 녹물 우려' 등을 지목했다. 이같은 문제점 해소가 수돗물에 대한 신뢰 회복의 첩경임은 분명하나, 해소방안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울산시의 자체 생활용수 수원인 회야댐(하루 12만톤·생활용수)은 상류인 양산과 울산 웅촌지역의 생활하수와 축산폐수 등 오염물질 배출원을 가득 안고 있고, 양산 원동취수장을 통해 낙동강물을 상시 공급받아야 하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원수 수질(BOD 기준)이 3급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민들이 우려하는 '막연한 불안감'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낙동강 유역에서는 계속 수질오염 사건이 터지고 있다. 91년 3월16일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이 터진지 17년만인 지난 3월1일 페놀 유출사고가 발생해 울산지역에서도 낙동강 원수의 취수가 중단됐다.

울산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 1월 사이 강우량이 풍부한 덕분에 또다른 식수전용댐인 대곡댐과 사연댐의 용수로 위기를 모면했지만, 지난해 초와 같은 극심한 가뭄이 들었다면 상수도대란을 겪을뻔 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 상수도 사업본부는 상류지역에 대한 지도단속 강화와 함께 회야댐의 점오염원 및 비점오염원 오염물질 배출특성조사, 용수공급로 변경 및 댐내준설 등을 내용으로 하는 회야댐 수질개선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수돗물을 불신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냄새 문제다. 원수를 정수해 맑고 깨끗한 수돗물로 개선하더라도 살균소독제인 염소 투입에 따른 냄새 민원은 반복돼 냄새 없는 맛좋은 수돗물 생산이 울산의 상수도 행정의 과제가 되고 있다.

이와함께 수질검사 항목 공개를 통한 대시민 신뢰성 회복도 필요하다. 울산시는 매달 정수장에 대해 55개 법정검사 항목을 조사, 먹는물 수질기준 및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적합'한 안전한 수준이라고 발표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수돗물 아리수에 대해 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145개항목을 실시간 검사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울산도 법정검사 항목외에 환경부선정 특별감시항목 (20개)과 자체감시 항목(70개)에 대한 수질검사를 공개해 신뢰성을 확보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국내 수질환경 기준 상향 등 제도적인 보완도 필요하다. 주민 건강보호를 위한 먹는물의 유해물질 관리항목의 경우 우리나라는 15개 항목뿐이나 일본은 26개, 미국은 120개 항목에 달하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교수는 "우리는 연 평균 수질을 갖고 기준과 비교하는데 일본은 일평균 수질이 기준에 적합해야 한다. 배출허용기준도 일본은 언제라도 기준에 적합해야 하기 때문에 배출수의 평균 수질은 기준치의 1/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배출수의 평균 수질이 기준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김 교수의 주장처럼, 울산도 일평균, 월평균, 연평균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라도 수질기준을 만족해 시민들이 믿고 마실 수 있는 안전한 수돗물 공급이 필요하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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