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싸이클론에 이어 중국 쓰촨성 대지진까지 연이어 터지는 재해로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아픔을 겪고 있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국제적으로 지원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단체와 기업들이 구호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 대지진 복구 기금으로 3억원을 쾌척한 기업, 미얀마 이재민을 돕기 위해 2억원을 기부한 기업 등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지원에 나선 기업들의 소식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착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결식 아동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기업, 지역 문화 발전을 위해 음악회를 지원하는 기업 등 사회공헌을 전문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기업도 있다.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이 사회공헌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날 기업은 이미지를 판다. 사회공헌은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이다. 사회공헌의 효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2007년 10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사회공헌을 잘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도 29.2%나 됐다.

기업의 사회공헌이 새로운 트렌드처럼 확산되고 있지만 아쉬움을 나타내는 의견도 있다. 일회성 봉사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고 하나의 방향을 잡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속적이고 투자한 만큼 효과를 낼 수 있는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요즘처럼 취업난이 심각한 때 사람들이 기업에 가장 바라는 것이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강신호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사회공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노동 시장에서 약자의 위치에 있는 장애인 고용은 더욱 가치 있는 사회공헌이 될 것이다.

사회공헌으로서 장애인 고용의 가치를 알아본 기업이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 1월3일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를 출범시켰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는 기업이 표준사업장을 설립해 장애인을 더 쉽게 고용할 수 있도록 해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기업은 '장애인 2% 고용'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후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1호'인 포스위드에 쏟아진 관심은 엄청났다. 포스위드 관련 소식이 언론에 수십 차례 보도됐으며 포스위드의 장애인 고용을 지원하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울산지사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점은 포스위드의 출범으로 수십 명의 장애인이 일자리를 얻게 됐다는 사실이다. 포스위드에는 현재까지 약 30여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2009년까지 5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장애인 시설에 찾아가 기부나 봉사를 하는 것도 좋지만 장애인이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해 주는 게 더 가치 있고 효과적인 사회공헌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영리만을 추구하지 않는 '착한 기업'을 원한다. 장애인 고용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한 걸음 더 나아간 사회공헌의 방식이다. 장애인 고용으로 사회공헌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는 '착하고도 영리한 기업'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박금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울산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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