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역 가로지르는 교통네트워크 물류체계 최적의 조건
제조업체 밀집 '아파트형 공장' 형성땐 경쟁력 강화 효과도
교통인프라 기반으로 장현·성안동 중소기업단지 조성 시급

울산 도심 심장부에 위치한 중구. 비록 상권은 침체돼 가고 있지만 지형적 특성만으로는 울산 전역을 가로지르는 도로와 철도, 항공 등 사통팔달 교통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사실 기업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물류시스템 분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물류비용이 절감되면 수송지(상·하역)마저 바꾸는 전략을 서슴없이 구사한다.

이런 점에서 중구의 교통망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가장 큰 무기인 셈이다. 분명 이런 지리적 장점에 각종 경영 혜택이 주어지는 전용 단지만 지원된다면 '기업도시 중구'라는 타이틀은 '떼 놓은 당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별화된 기업 유치 전략

하늘 높이 솟아오른 굴뚝형 산업만이 기업을 대표하는 건 아니다. 지금과 같은 21세기는 첨단 및 R&D 고급화 산업과의 무한경쟁 시대다.

단순하게 재정 확충만을 위한 기업유치 전략은 주거밀집 지역인 중구 특성에 맞지 않다는 말이다.

기업활동에 따른 세수 증대만을 위해서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처럼 대규모 부지에 수백, 수천명의 근로자가 고용되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현재 중구는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넉넉한 부지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소규모 중기라도 관련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IT 및 BT, 벤처산업 등을 유치하는 전략이 중구에 가장 적합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업 컨설턴트 관계자는 "작지만 강한 기업, 굴뚝산업보다 지식산업, 혁신도시에 들어서는 기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에너지 관련 벤처기업 등을 유치해 중구를 울산의 작은 실리콘(IT산업)밸리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조언했다.

여기다 소규모 부지에 기존 중구지역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조업체들을 한데 밀집시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아파트형 공장'을 활성화해 중구 일대의 기업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도시 재정비와 신규 제조업체 유치는 물론 이업종교류회 같이 제조업체들간 상호 보완적 협력관계가 가능해 경쟁력 강화 효과까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역 한 중소기업 CEO는 "북구가 오토밸리로 특화되고 있는 것과 같이 중구도 특성을 살린 특화된 기업유치 전략이 우선되어야 한다. 중구의 지리적 장점과 혁신도시 건설사업 등을 연계해 본다면 기업유치가 그렇게 어렵지 만은 않을 것 같다. 가깝게는 향후 5년 후를 내다보고 행정지원 체제가 갖춰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연히 이같은 상황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기 전용단지'가 필수적이다.

그럼 과연 울산 중구에 중소기업 단지를 조성할 만한 공간은 어디일까.

◇유휴부지를 확보하라

현재 중구지역에서 산업단지로 조성할 수 있는 유휴공간을 꼽으라면 장현동과 성안동 등이 거론된다.

최근 울산공항으로 인한 고도제한이나 소음·분진 등으로 주민들이 살기에 부적합한 장현동 일원을 혁신도시와 연계해 중소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중구의회 차원에서 추진한 바 있다.

장현동 취락지역 중 혁신도시 편입부지에서 제외돼 영농활동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175필지 29만5700㎡ 규모의 농지를 산업단지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특히 이 부지는 현재 지방산업단지로 조성할 수 있는 그린벨트 지역으로, 지방산업단지의 지정 및 관리권을 가진 울산시가 도시기본계획변경 절차를 거치는 등 시차원의 개발 의지만 뒷받침되면 언제든지 산업단지로 조성될 수 있어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중구청 지역경제과 측은 "안그래도 울산시에 장현동을 활용한 산업단지 계획안을 제안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결정권을 갖고 있는 시가 어느 정도의 가능성만이라도 제시한다면 비록 많은 예산이 들더라도 제반여건 등을 파악하기 위한 용역작업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동과 함께 주거밀집지역과 동 떨어진 성안동 GB일원도 중장기적으로 울산시의 산업단지개발 계획에 포함돼 있는 상태다.

오는 2021년 울산시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돼 있는 것이다. 북구 달천지역과 연계한 산업단지 개발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중구청 측의 설명이다.

조용수 중구청장은 "날로 쇠퇴해 가고 있는 울산 도심에 활력과 도시의 심장부인 도심의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이젠 기업유치가 돼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 "기업유치를 위한 행정지원 강화에 초점을 맞춰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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